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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해에 이어 할리우드 대공습이 다시 한번 시작됐다. 4월 말부터 블록버스터들이 대규모로 몰려오면서 침체된 국내 영화계는 더욱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모두 작지만 알찬 한국영화들보다 나을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까칠한' 시각으로 파헤친다.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의 마블코믹스가 보유한 또 한 명의 수퍼히어로 ‘아이언맨’이 영화화돼 14일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하지만 높았던 기대치에 비해 '아이언맨'은 그저 평범한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이런 블록버스터는 이미 숱하게 봐왔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간간이 재미있는 대사나 상황으로 웃게 해주는 것 외에는 2시간 가량이 무난히 흘러갔다.
아버지로부터 세계 최대 군수업체를 물려받은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모든 남자들이 부러워하는 억만장자에 천재 과학자이자 유명한 바람둥이. 스타크는 자신의 신무기 발표를 위해 방문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당한다. 그는 자신을 납치한 일당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잘못을 뉘우쳐 개과천선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최첨단 로봇 수트를 만들어 결국 납치범 일당들의 배후세력인 악의 근원(?)을 처단한다.
'아이언맨'의 스토리는 이처럼 단순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답게 철저히 권선징악적이며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넉넉한(?) 아량을 베풀기도 한다. 악당과의 마지막 싸움에서 에너지원의 대폭발이 일어나지만 그 아수라장 속에서도 악당만 죽고 바로 옆에 있던 주인공은 살아남는다.(다음 시리즈를 위해 주인공은 당연히 살아남아야 하겠지만) 치밀한 전개의 미국 드라마들이나 구조가 잘 짜인 스릴러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들에게는 조금은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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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이테크 로봇 수트도 지난해 ‘트랜스포머’가 워낙 경이로운 신기술을 많이 보여줘서인지 신기함은 덜하다. 마치 잘 빠진 스포츠카를 보는 듯한 디자인과 색상의 수려함에는 눈길이 쏠리지만 ‘트랜스포머’의 변신 로봇들이 대낮 고속도로에서 벌이던 추격전에 비해 ‘아이언 맨’의 도로를 점거한 로봇간의 싸움은 다소 심심하다. 오히려 로봇 수트를 만드는 과정이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또 금발에 미모의 여비서로 등장하는 기네스 팰트로는 센스 있으며 충언도 할 줄 알고 막판에는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데 (소심하게) 일조도 한다. 하지만 이 역할은 기네스 팰트로의 ‘지적이고 우아하고 섹시하면서 기품 있는’ 매력을 감춰둔다. 기존 수퍼히어로 물에서 히어로의 부속품처럼만 여겨지던 여성 캐릭터에서 그다지 진보하지 못한 캐릭터로, 기네스 팰트로를 평범한 여배우로 만들어 놨다.
돈과 권력에 힘까지 지닌 남자 주인공과 스포츠카처럼 폼 나는 로봇 수트, 미모의 여비서까지. 남성들의 로망을 모두 담은 영화 ‘아이언 맨’은 오는 30일 개봉된다.
같은 날 개봉되는 한국 영화는 하정우, 윤계상 주연으로 호스트(남성 접대부)들의 세계를 다룬 ‘비스티 보이즈’, 봉태규 주연의 새로운 변강쇠 이야기 ‘가루지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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