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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박주영 백지훈이 살아 날 수 있을까.'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일단은 당장의 승리가 목표다. 이미 4승 1패를 기록,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홈에서 깔끔하게 2차 예선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승부에 못지않게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2007 아시안컵에 출전할 ‘베어벡호’ 승선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최종 엔트리 진입 여부가 가름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 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아시안컵 대표팀을 꿈꿀 수 있는 선수는 7~8명 정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 참가했던 김진규 강민수(이상 전남) 이근호(대구)를 비롯, 앞서 발표된 예비 명단에 포함된 박주영(FC 서울) 정성룡(포항) 김창수(대전) 백지훈(수원) 오장은(울산) 등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상도는 제각각이다. 대표팀 발탁이 확실시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날 플레이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선수도 있다.
우선 중앙수비수 김진규와 강민수는 안정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네덜란드전에 선발 출장, 수비 뒷 공간을 쉽게 내주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새로 선보인 중앙수비수 조합으로서 세계 정상급의 네덜란드 공격진을 상대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이 경기 후 이날 경기의 최대 수확으로 꼽았을 만큼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김진규는 이전부터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 크게 의미를 부여할 수 없으나 강민수는 베어벡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통해 새로 찾아낸 재목이다. UAE전에서 이들의 콤비 플레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안한 박주영, 백지훈
사실 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박주영과 백지훈의 활약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들이었으나 최근 부진으로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한때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 노릇을 했던 박주영은 처지가 좋지 않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지난 해 8월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 이후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난 3일 훈련 중 발등 부상이 재발, 현재로선 UAE전 출전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칫하면 마지막 기회를 활용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출전 기회를 잡으면 몸을 사릴 수가 없다.
▲오장은, 이근호는 희망, 정성룡 김창수 등은 힘들 듯
오장은은 부상으로 이번 UAE전에는 소집되지 않았지만 베어벡 감독의 신뢰가 두터워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전 후 베어벡 감독은 “오장은도 최종 명단에 있었으나 부상 탓에 나서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K리그에서 8골(컵 대회 2골 포함)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이근호도 희망을 품고 있다. 비록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어도 네덜란드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등 베어벡 감독이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기훈, 최성국 등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만은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UAE전이 더욱 중요하다.
정성룡은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주전 수문장 노릇을 하고 있지만 아시안컵 대표팀 승선은 쉽지 않다. 이운재, 김용대 등 쟁쟁한 선배들과 겨루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23명의 정식 엔트리 외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만족할 수 있다.
김창수도 아시안컵 출전 대표팀을 노리기에는 아직 힘이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