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워너원이 2018년 6월 발매한 스페셜 미니앨범 ‘1÷χ=1’(UNDIVIDED)입니다. 워너원이 앨범 발매 시기에 맞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투어 ‘원:더 월드’(ONE:THE WORLD) 서울 공연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으로 활동 기간이 1년 6개월로 제한돼 있던 워너원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놓은 유닛 프로젝트 앨범이라는 점에서 희귀성이 있는 앨범입니다. 멤버 11명이 4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작업한 곡들로 채워져 발매 당시 팬들의 흥미도가 높았습니다.
우선 김재환, 강다니엘, 박우진이 트리플 포지션(Triple Position)으로 뭉쳤고, 윤지성, 하성운, 황민현이 린온미(Lean On Me)로 합을 맞췄습니다. 또 옹성우, 이대휘는 더힐(The Heal)로, 박지훈, 배진영, 라이관린은 남바완으로 힘을 합쳐 곡을 완성했죠.
각 유닛곡을 프로듀싱한 아티스트들의 면면까지 화려해 더욱 큰 주목을 받은 앨범입니다. 트리플 포지션의 ‘캥거루’(Kangaroo)와 린온미의 ‘영원+1’은 각각 지코와 넬이 프로듀싱한 곡입니다. 더힐의 ‘모래시계’와 남바완의 ‘11’은 각각 헤이즈와 다이나믹듀오가 프로듀싱했고요. 다시 보기 어려울 ‘역대급’ 협업 향연이 아니었나 싶네요.
린온미의 ‘영원+1’의 경우 영원보다 긴 시간을 함께하고픈 마음을 노래한 모던록 트랙입니다. 워너원의 보컬 라인이었던 윤지성, 하성운, 황민현의 3인 3색 목소리로 넬 감성 노래를 즐길 수 있는 드라마틱한 구성의 곡이죠. “영원보다 딱 하루만 더”라는 애절하고도 간절한 가사가 해체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워너원의 상황과 맞물려 깊은 울림과 여운을 자아냅니다. 곡의 백미는 후반부 클라이막스에서 터져나오는 세 멤버의 하모니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남바완의 ‘11’은 ‘내 모든 걸 다 주겠다’고 말하는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낸 곡입니다. 박지훈과 배진영이 섹시한 보컬을, 라이관린이 묵직하면서도 거친 랩을 더했습니다. 헤이즈와 마찬가지로 다이나믹듀오 역시 피처링까지 맡아 남바완을 적극 지원사격했고요. 작곡 및 편곡으로 참여한 그레이 노래 특유의 감성까지 묻어나 있어 감상 포인트가 다양한 곡입니다.
워너원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라이관린을 제외한 멤버 10명이 다시 뭉쳐 ‘2021 MAMA’(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무대에 올라 스페셜 무대를 꾸미는 감동적인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죠.
새로운 보이그룹 결성을 위한 Mnet ‘보이즈 플래닛’이 방송하고 있고, MBC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2’가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 속 문득 떠오른 워너원의 앨범. 이들이 언젠가 한 무대에 올라 시너지를 발휘하는 날이 또 다시 찾아오게 될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