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존슨, 코로나19 자선 스킨스 게임서 파울러·울프 제압

  • 등록 2020-05-18 오전 9:08:37

    수정 2020-05-18 오전 9:10:08

로리 매킬로이.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한 팀을 이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더스틴 존슨(미국)이 리키 파울러와 매튜 울프(이상 미국)를 코로나19 자선 스킨스 대회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에서 제압했다.

매킬로이와 존슨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노비치의 세미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에서 185만 달러를 따내며 115만 달러에 그친 파울러와 울프에 승리를 차지했다.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는 총상금 300만 달러를 놓고 2대 2 스킨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이 획득한 상금은 미국 간호사재단,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지원하는데 선수 이름으로 기부된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가 아닌 이벤트 대회다. 그러나 3월 13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이후 두 달 만에 정상급 선수들이 대중 앞에서 상금을 걸고 대결한 만큼 큰 관심이 집중됐다.

PGA 투어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중단된 상황에서 이번 대회가 열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도중 중계진과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곧 PGA투어도 열린다고 들었다.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대회 운영 인력도 최소화했다. 선수들은 캐디 없이 홀로 캐디백을 짊어지고 경기에 나섰고 붙어 다니지 않았다. 깃대는 경기 진행 요원 한명이 전담해 뽑았다가 꽂았고, 벙커에는 고무래가 없어 발로 모래를 고르기도 했다.

네 명의 선수는 정규 대회 때는 허용되지 않는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방송용 마이크까지 착용해 선수끼리 경기 중에 나누는 대화도 생생하게 전파를 탔다.

대회에 앞서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체 등 전문가들은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와 세계랭킹 5위인 존슨이 파울러와 울프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킬로이와 존슨이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트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퍼트 감각을 앞세운 파울러가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파울러와 울프는 매킬로이와 존슨에게 밀리며 상금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9번홀부터 파울러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파울러는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스킨 3개를 챙겼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7번 홀부터 스킨 상금이 10만 달러로 올라 한꺼번에 30만 달러를 추가한 파울러와 울프는 상금에서 85만 달러-75만 달러로 역전했다.

파울러는 11번홀과 12번홀 연속 버디로 누적 상금을 115만 달러로 늘려 75만 달러에 묶인 매킬로이와 존슨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파울러는 이날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넷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기 감각을 뽐냈다.

파울러와 울프의 승리로 이날 경기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매킬로이는 연장에서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13번홀부터 18번홀까지 6개 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110만 달러를 걸고 파3 17번홀에서 니어핀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홀에 가장 가깝게 붙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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