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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혁은 그렇게 찬홍을 믿고 서정이 썼다던 데이트 게시판 글을 보여줬다. 아니라고 믿고 싶었지만 ID와 IP주소는 서정을 가리켰다. 그럼에도 찬홍은 “아닐 거다. 세윤이가 닮고 싶어 했던 사람이고, 니가 좋아했던 사람이잖아”라며 돈혁에게 힘을 줬다. 그리고 그 믿음은 사실이었다. 찬홍은 우연히 서정이 학교 과제로 쓴 글을 보고는 맞춤법과 글 습관을 분석했고 게시판 글을 서정이 쓰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또한 그 글 속에 제일고 학생들만 쓰는 용어가 있어 진짜 글쓴이는 학교 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찬홍과 돈혁은 제일고 일진 김대용(이정현)도 서정의 핑크색 휴대폰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그들이 찾는 무언가가 휴대폰 속에 있다고 판단했고, 비밀번호가 설정돼있는 의심스러운 어플을 찾아냈다. 그 안에는 서정이 납치되면서 찍은 동영상이 있었다. 사실 찬홍이 본 서정의 ‘그 아이’란 글은 남자친구였던 돈혁이 주인공이었다. 그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해하는 마음은 “잔뜩 힘을 준 자신의 등이 얼마나 슬픈지 그 아이는 모른다”라는 글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찬홍이 건넨 그 글을 본 돈혁은 서정을 죽게 만든 사람을 꼭 제 손으로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돈혁은 엄세윤(김소혜)을 쫓는 무리들의 뒤를 밟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제 막 세윤과의 설레는 첫사랑을 시작한 찬홍은 반대했다. 세윤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경찰에 신고하자고 맞선 것. 의견 차이는 후미진 골목의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고 그곳에서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세윤과 서정이 간판에 있는 단어를 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간판놀이’를 자주 했다는 걸 떠올린 찬홍. 그 골목엔 ‘발자국’, ‘기억(memory)’, ‘모래’라는 단어가 담긴 간판이 있었다. 서정이 죽기 전, 돈혁과 세윤에게 마지막으로 알리고자 한 메시지, ‘젖은 모래는 발자국을 기억한다’는 구절은 바로 자신이 납치된 장소였던 것.
‘계약우정’ 최종화는 14일 화요일 오후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