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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미국의 한 잡지가 타블로와 `타진요`(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밀착 취재한 장문의 기사를 게재해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해당 기사는 `타진요`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매수, 조작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월간지 와이어드(WIRED) 인터넷판은 24일(현지 시각) `다니엘 리(타블로), 한국의 힙합 슈퍼스타가 스토킹 당하다`는 제목의 보도를 메인 기사로 내걸었다. 와이어드는 미국의 대표적인 IT·문화 월간지다. 정보 기술이 삶, 경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기사를 심층 보도하는 매체로 영국 이탈리아 일본 독일 에디션이 발행되고 있다.
기사를 작성한 조슈아 데이비스 기자는 이라크 전쟁,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의 사이버 전쟁 등을 파헤친 명 기자로 공신력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해 모교인 스탠퍼드 동문 잡지를 위해 이 사건을 다루면서 더 깊은 관심을 두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데이비스 기자는 기사에서 "리(타블로)는 정말 스탠퍼드에서 3년 6개월 만에 두 개의 학위를 수료하며 졸업했다. 학점은 전교에서 톱 15% 중 한 명이었다"며 "리가 학력에 대해서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팩트(fact)"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내세우던 다양한 증거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이 일은 온라인 마녀사냥이었고 지난봄 나는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발견하려고 나섰다"고 전했다. 그가 타블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스탠퍼드 동문회가 출판하는 `스탠퍼드 매거진`의 편집장들이 타블로 곤경을 얘기해줬을 때라고 했다. 그 역시 스탠퍼드를 다녔다.
그는 타블로의 동창이 없다는 `타진요`의 주장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논란이 불거진 후 가장 확인하기 쉬운 문제였음에도 그간 타블로의 동창이라고 명확히 나선 이가 없어 대중의 궁금증과 의구심을 자아낸 부분이다.
그는 "그들은 타블로가 똑똑하다는 건 모두 동감했고 무엇보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를 남다른 존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졸업하고 법대나 컨설팅 일처럼 인습적인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타블로가 한국으로 돌아가 힙합 그룹을 하겠다고 한 게 어려움의 시작이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학창시절 타블로와 같은 기숙사 친구였고 현재는 구글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는 콘래드 로의 말을 빌렸다.
그는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주장하는 글들이 그럴싸하다"고 했다. 학사와 석사를 수료하려면 원래 각각 4년과 1, 2년이 걸리는데 타블로는 이 모든 걸 4년보다 짧은 시간에 해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석사 과정은 논문을 써야 하는데 타블로는 논문을 쓰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타블로의 석사 프로그램은 논문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타진요` 멤버들이 과거 종교재판을 즐기듯 게임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여기에 왓비컴즈는 불에 기름을 붓는 역할에 충실했다는 것. 그는 타진요가 `댄 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아 공격적인 메일을 보냈고 타블로와 그의 가족에게 협박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타진요`가 내세우는 증거들이 오히려 조작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타진요`)의 또 다른 선동자들이 베벌리 힐스에 사는 변호사 존 생크에게 접근(생크의 홈페이지에는 자신이 스탠퍼드에서 영문학 전공을 해 2001년에 졸업했다는 내용이 있다)해 그를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진요`는 이 문서가 타블로가 거짓말했다는 증거인 것처럼 내세운다"며 "타진요는 그것을 돈을 주고 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왓비컴즈 역시 타블로가 스탠퍼드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4월 말 왓비컴즈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자신이 확인 결과 타블로의 학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왓비컴즈에게 타블로의 한 친척 A로부터 기인한 온라인 게시물이 그가 제기한 논란에 한몫했는지 물었다.
왓비컴즈는 당시 회신 메일에서 "그는 스탠퍼드 졸업생으로서 마케팅도 굉장히 효과적으로 됐고 유명해지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며 "A는 타블로가 학업 성과를 과장했다고 주장했지만 타블로가 스탠퍼드에 재학했고 학사와 석사 학위를 마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빨랐다"고 답했다.
한편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은 2010년 초 한 네티즌이 "스탠퍼드대 졸업자 명단에 타블로의 이름(Daniel Armand Lee)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타블로는 2010년 8월 명예훼손 혐의로 논란을 주도한 `타진요` 일부 회원들을 고소했고 경찰이 그해 10월,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졸업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당시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다. 재판부는 현재 피고인 측(`타진요` 11명)이 한국 법원이 직접 발급 받아 줄 것을 요청한 타블로의 스탠퍼드대학 입학허가서와 졸업증명서 등 관련 서류 원본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5월18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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