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 "`벌써 일년` 아닌 십년, 돌이켜보니…"

  • 등록 2011-06-28 오전 9:49:59

    수정 2011-06-28 오전 9:49:59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비오는 날,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있으면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벌써 일년`, `점점` 등 10년 전 노래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곡들의 주인공 브라운아이즈(윤건·나얼)의 음악이다.

2001년 6월, `브라운아이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린 가수 윤건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나얼을 발굴, 브라운아이즈를 만든 윤건에게 `10년`이란 세월은 어떤 의미일까.

윤건은 28일 오후 서울 효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수들이 자기 노래 제목 따라간다고 `벌써 일년` 같은 십 년이 지났다"며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고 지난 세월을 돌이켰다.

그는 "앞으로 또 10년이 지나도 `벌써 일년` 같은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간 브라운아이즈 활동은 많이 못 했지만 OST와 솔로 활동 등 1년에 한 장씩은 앨범을 낸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음악을 해오고 살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 나얼과의 불화설, 사실은..

하지만 윤건에게 있어 브라운아이즈가 걸어온 길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들은 2001년과 2002년 정규 1, 2집을 낸 뒤 돌연 멤버간 불화설 속에 해체됐다가 2008년 깜짝 재결합해 3집을 내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윤건과 나얼은 그렇게 각각 솔로와 브라운아이드 소울 활동으로 따로 또 같이 뮤지션으로서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윤건은 나얼과의 불화설에 대해 "공통분모는 분명 있다.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굳이 얘기하자면 안 좋았든 적도 있었든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사람이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듯 음악적이든 성격적이든 틀린 부분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2008년 우리가 다시 재결합해 3집을 냈을 때 많은 분이 깜짝 놀라셨는데 음악에 있어서 사적인 부분은 별개다. 해체는 아니니까 4집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나가수` 보다 `키앤크` 즐겨보는 이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브라운아이즈가 데뷔한 지 10년이 지나는 동안 국내 가요계도 많이 변했다. 정규 앨범보다는 디지털 싱글이 주를 이루고 있고, 시장도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멀티미디어 중심이다. 또 방송과 음악은 오디션이란 포맷을 통해 절묘하게 결합했다.

윤건은 이러한 요즘 가요계에 대해 "마치 경쟁으로 점철된 우리나라 사회가 그대로 투영된 것 같다. 피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어떤 직업이든, 삶이 곧 경쟁인 것은 맞지만 MBC `나는 가수다`보다 SBS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를 더 즐겨본다"고 말해 서바이벌 열풍 세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음악이 물론 계속 진화하는 것이라 단정지어 설명하긴 힘들지만 멀티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정규앨범을 내는 가수들은 임팩트가 분산되는 느낌"이라며 "지금의 음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질보다 양이 되는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윤건은 다양한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것을 비롯해 내년 초에는 에세이를 출간한다. 또 개인 음반도 이즈음께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연기나 에세이 집필, 카페 운영 등 지금까지 해온 모든 작업은 분명 음악의 연장선 정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윤건은 "사회참여도 해보고 싶다"며 "거창할 정도는 아니지만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씩이나마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라며 "불법 이민자나 노인, 특히 음악을 하고 싶어도 형편이 안돼 못하는 친구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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