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서울과 느긋한 제주, '박빙'대결 승자는

  • 등록 2010-12-01 오전 10:20:42

    수정 2010-12-01 오전 10:23:49

▲ 넬로 빙가다 FC서울 감독(왼쪽)과 박경훈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올 시즌 K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일 FC서울(감독 넬로 빙가다)과 제주유나이티드(감독 박경훈)가 맞대결을 앞두고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제주와 서울은 1일 오후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결정1차전을 치른다. 팬들 사이에서 양 팀 사령탑 이름의 첫 글자를 따 '박빙매치(박경훈과 빙가다)라 불리는 승부다. 홈&어웨이로 펼쳐지지만, '기선 제압'이라는 측면에서 첫 경기가 갖는 의미는 크다.

똑같이 승리를 꿈꾸지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양 팀의 분위기는 또렷하게 구분된다. 서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꾸준히 정상 언저리를 맴돌면서도 무관에 그쳤던 한을 풀기 위해 변수 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선수단은 경기를 하루 앞둔 30일 저녁에 비로소 제주도로 건너왔다. 30일 오전까지도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구단 훈련장에서 실시했는데, 비공개로 진행해 취재진과 팬들의 출입을 제한했다.

이는 전력과 전술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10년만에 다가온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제주는 여유가 넘친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꾸준히 훈련을 실시했지만, 강도가 높지 않았다. '비장의 카드'를 마련하기보다는 '이미 가진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 박경훈 감독의 복안이다.

훈련과정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30일에도 오후에 한 차례 훈련을 실시했는데, 별도의 통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제주의 한 구단 관계자는 "이미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맡아줘야 할 역할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면서 "조직력에 기반을 둔 제주 특유의 경기 스타일이 챔피언결정전에도 변함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팀은 각각 안양LG(서울의 전신)와 부천SK(제주의 전신) 시절이던 지난 2000년에 우승트로피를 걸고 한 차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안양이 1승1무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10년 만의 재대결로 펼쳐지는 '박빙매치'에서는 과연 어느 팀이 웃을까. 1일 오후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차전은 우승컵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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