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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4라운드에선 일반 대회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 경기 내내 계속됐다.
골프는 공이 놓인 상태 그대로 경기하는 게 기본 규칙이다. 그린이나 일부 허용된 경우를 제외하고 공을 집어 들어 닦을 수 없다. 다만,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s)를 적용하면 예외다.
프리퍼드 라이는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 낙하의 힘으로 땅이 3분의1 이상 파이고 공에 흙이나 다른 이물질이 묻어날 때 적용하는 임시 규정이다. 공이 페어웨이 속에 묻혀 있으면 정상적으로 치기 어렵고, 흙이나 다른 이물질이 묻어 있는 상태에 치면 공이 날아가면서 방향이 틀어지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미스샷(에런트샷·Errant shot)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선수의 실수가 아니라 외부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와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 프리퍼드 라이다.
18홀 가운데 이런 현상이 4개 홀 이상에서 발생할 때 프리퍼드 라이 규정 적용을 검토한다. 이번 대회에선 특히 8번과 9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에 깊게 박히는 현상이 나올 정도로 심했다. 2·3라운드 때는 일부 선수가 친 공이 페어웨이 지면에 깊게 박혀 공을 찾는 데만 2분 넘게 소요됐다.
프리퍼드 라이는 공이 페어웨이를 포함해 잔디를 짧게 자른 구역에 떨어졌을 때만 허용된다. 페어웨이를 비롯해 티잉 그라운드부터 페어웨이 방향으로 이동하는 통로, 그리고 그린 주변 잔디를 짧게 자른 에이프런(apron) 등이 프리퍼드 라이 기준에 적용되는 구역이다. 18홀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특정 홀에서만 제한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다. 공이 러프나 벙커 등의 구역에 들어갔을 땐 이물질이 묻어 있더라도 그대로 경기해야 한다. 즉,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야만 유리해진다.
올해 열린 KLPGA 투어 10개 대회에서 나흘 내내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된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최진하 KLPGA 투어 경기위원장은 “코스에 사용된 잔디는 켄터키 블루 그라스(Kentucky blue grass) 품종으로 수분을 잘 흡수해 지면을 무르게 하는 특성이 있다”며 “대회기간 동안 30도가 넘는 고온이 계속됐지만, 잔디의 특성으로 수분이 빨리 증발되지 않아 공이 박히는 현상이 계속돼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끝난 대회에서 유해란(19)은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KLPGA 최소타(김하늘 2013년 MBN 김영주골프여자오픈) 타이로 우승했다. 나흘 동안 버디를 25개 잡아냈고 보기는 단 2개밖에 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로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유해란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10언더파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24명이나 나왔다. 올해 열린 대회 최다 두자릿수 언더파 기록이다. 대회 내내 적용된 프리퍼드 라이의 효과가 한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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