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팅'이냐 '플미충'이냐…암표에 멍드는 팬심

  • 등록 2017-06-30 오전 6:00:01

    수정 2017-06-30 오전 6:00:01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 무대에 서는 워너원 멤버들(사진=YM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가구역 10번대 1장 팝니다." 오는 1,2일 열리는 Mnet 남자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 피날레 콘서트 티켓이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150만원에 판매된다. 정상가인 7만7천 원의 20배다. 티켓 오픈 당시 1분 만에 매진됐다. "양도표도 없다"는 아우성이 있지만,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고가에 2차 거래된다. 이른바 암표다.

◇'피켓팅'이냐 '플미충'이냐

최근 들어 온라인 콘서트 암표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월 콜드플레이, 5월 스팅, 6월 브리트니 스피어스, 8월 아리아나 그란데, 10월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팝가수가 연이어 내한하고 있다. 방송 내내 뜨거운 화제성을 모은 '프듀2' 콘서트도 한 몫 한다. 기존 아이돌 그룹과 달리 희소성이 높은 공연이다.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이를 '피켓팅'이라 부른다. 피 터지듯 티켓 구매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자신이 없다면 '대리 구매'도 방법이다. 마우스나 키보드로 여러 번 실행하는 동작을 한 번의 명령으로 자동 실행시키는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전문적으로 티켓을 구입하는 암표상이다. 계약금도 있다. 5000원에서 1만원 정도다. 구매 성공시 정상가에 수고비를 받는다. '플미'(프리미엄 가격 혹은 이를 붙여 되파는 티켓) 보단 낫다는 반응이다. 사전에 수고비를 협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금만 받고 연락두절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팬들은 이 같은 암표상을 '플미충'이라 부르기도 한다. '플미'에 혐오를 뜻하는 '충'(蟲)을 붙였다.

◇솜방망이 처벌…"엄격한 규정必"

팬들은 "'플미충'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다. 인기 가수는 물론 인디 밴드까지 암표상이 있다. 처벌 규정이 있지만 '현장 판매'에 한해서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현장에서 암표를 거래하는 행위에 대해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온라인 거래에 대한 제재조항은 아예 없다.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자 하는 국회의 움직임이 있는 정도다.

실제 지난해 그룹 샤이니 콘서트 티켓을 상습적으로 구매한 암표상이 예매 서비스 업체로부터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최 측 또한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 SNS 계정을 통하는 등 은밀한 거래를 다 잡아낼 방법이 없다. 찾아낸다고 해도 처벌이 어려워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콜드플레이(사진=현대카드)

◇피해는 고스란히 팬에게

온라인 암표상은 부당한 방법으로 폭리를 취한다. 피해는 팬들의 몫이다. 팬들의 충성도를 악용한 사기도 있다. 조작된 자료를 이용해 팬을 끌어들인 후 돈을 받고 연락을 피하는 방법이다. 대포 통장 등 계좌 추적이 쉽지 않고, 소액이기 때문에 포기하는 피해자가 꽤 많다는 점을 이용한다. 온라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최근 1년 기준 티켓/상품권 피해(2만1938건)는 휴대전화(4만6134건)에 이어 TOP2에 이른다.

지난 3월 암표상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인터넷 티켓 싹쓸이·암표 처벌법을 대표발의한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철도, 공연, 스포츠경기 등 인터넷 예매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싹쓸이와 암표매매는 소비자의 계약 선택권을 침해하고 부당하게 폭리를 취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불법적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용과 확산을 규제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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