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①연일 상승세..여자도 좋아하게 만든 군대 이야기

관찰 예능의 장점 살리고, 새 인물의 풋풋함이 돋보여
  • 등록 2013-06-30 오전 10:33:57

    수정 2013-06-30 오후 7:14:15

‘진짜 사나이’(MBC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창조경제. 창의적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 경쟁력이 된다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경제 정책이다. 이 정책이 예능 분야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겠지만 창조경제가 중시하는 창의적인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예능에서도 우선한다. 최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진짜 사나이’는 4월14일 8.0%의 시청률(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했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해 ‘진짜 사나이’는 16일 14.8%를 기록한 데 이어 23일 14.5%의 전국 시청률로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을 앞섰다.

‘진짜 사나이’는 한 마디로 정리하면 군대 체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금껏 많은 군 소재 예능이 있었다. ‘진짜 사나이’가 대중에 통한 데에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있었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와 ‘관찰 예능’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김민종 ‘진짜 사나이’ PD는 “연예인들이 군인이 돼 훈련하는 모습을 통해서 베일에 싸여 있는 군대가 어떤 곳인지, 또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군대에 가서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관찰 예능’ 기법으로 보여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관찰 예능’은 요즘 트렌드다. 관찰 예능은 이른바 ‘리얼 예능’의 바통을 이었다. 리얼 예능은 ‘1박2일’처럼 현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뤄진다. 관찰 예능은 리얼 예능보다 사실적이고 자연스럽다. 관찰 예능은 설정 또는 연출 장면을 지양하는 점에서 리얼 예능과 같지만 출연진이 상황을 이끄는 것이 아닌 상황에 묻힌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이 한 끗 차이가 관찰 예능과 리얼 예능을 가른다. 때문에 관찰 예능의 촬영 시간은 정해진 게 없다. 1주일이라는 합숙 기간 동안 카메라는 계속해서 돌아간다. TV화면에는 ‘엑기스’만이 전파를 탄다. 출연진 중 한 명인 류수영은 “단순히 군대를 체험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장병들과 실제로 훈련을 하니까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촬영분의 3분의 2는 버린다. 다리에 쥐가 나도 방송에는 잡히지 않는다. TV에는 엑기스만 담기니까 재미가 없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짜 사나이’는 새 인물에 대한 대중의 갈증도 풀어줬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외국인 샘 해밍턴이 인기를 얻고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이 뜨고 있다. 박형식은 최근 합류하자마자 관등성명, 전투화 끈 매는 법, 걸음걸이 등에서 어리바리 초보 병사의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박형식은 “첫 촬영부터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일들의 연속이었다”며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첫 촬영 순간을 떠올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처음에는 김수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는데 샘 해밍턴이 떠오르고 계속해서 새 얼굴들이 발견되고 있다. 일반 병사들까지도 조명받고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며 “부대를 옮기면서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 얘기에 흥미 없던 여성까지 포섭했다. 6월2일부터 16일까지 성별 시청자구성비를 살펴보면 6월2일 남성 39.9% 여성 60.1%, 6월9일 남성 41.9% 여성 58.1%, 6월16일 남성 42.9% 여성 57.1%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보고 있다는 얘기다.김 PD는 “TV의 주 시청층인 여성들이 군대 생활이나 이야기를 모르니까 남자의 군대 얘기를 알기 쉽게 보여주면 오히려 더 관심 있어 할 거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류수영도 “남자들이 여탕에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군대가 금녀의 구역이라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여성들도 아들이나 애인 때문에 군대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진짜 사나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감’이다. 한국은 분단국가로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까닭에 군에 관한 내용은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얻기 쉬운 소재다. 연예인들이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느끼는 정서는 대중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정 평론가는 “전우애라든지 부모 사랑이라든지 이 같은 마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라며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대가 친근하고 개방적인 곳으로 바뀌고 있다. 대중의 인식이 점점 더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진짜 사나이’(MB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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