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제이 펜(왼쪽), 존 피치. 사진=수퍼액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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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좀비 레슬러' 존 피치(미국)와 '천재' 비제이 펜(미국)이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펜과 피치는 27일 호주 시드니 에이서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127' 대회 메인이벤트 웰터급 도전자 결정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였지만 무승부가 선언됐다. 한 명의 부심은 피치의 29-28 우세를 판정했지만 다른 두 명의 부심은 28-28 동점으로 채점했다.
당초 이날 경기에서 이긴 선수는 오는 4월 열리는 'UFC 129' 챔피언 조르쥬 생피에르 대 전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 제이크 쉴즈(미국)의 타이틀전 승자에게 도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승부가 되면서 둘 간의 재경기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펜은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이어 피치를 펜스로 밀어붙이고 압박을 시작했다. 하지만 피치는 정상급 레슬러 답게 곧바로 자세를 바꾼 뒤 펜의 다리를 집중 공략했다.
먼저 상대를 쓰러뜨린 쪽은 펜이었다. 펜은 1라운드 2분여를 남기고 테이크다운을 성고시킨 뒤 뒤에서 리어네이키드초크를 시도했다. 잠시 위기에 몰렸던 피치는 곧바로 몸을 돌린 뒤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구사했다. 하지만 펜의 완벽한 방어에 제대로 공격이 들어가지 않았다.
2라운드 들어서도 펜의 공세가 이어졌다. 클린치 공방에 이어 그라운드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은 펜은 피치의 뒤를 잡은 뒤 다시 초크 기술로 걸었다. 하지만 피치도 자세를 바꿔 상위포지션을 잡은 뒤 파운딩 펀치를 날려 포인트를 만회했다.
1,2라운드와 달리 3라운드는 완전히 피치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피치는 공이 울리자마자 펜을 태클로 쓰러뜨린 뒤 위에서 펀치를 계속 퍼부었다. 이후에도 피치는 체력이 떨어진 펜을 계속 압박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밑에 깔린 펜은 피치의 끈질긴 파운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빠져나오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계속된 파운딩 펀치에 오히려 얼굴만 붉게 물들 뿐이었다. 결국 피치는 3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일방적으로 펜을 몰아붙였다.
1라운드는 펜의 우세, 2라운드는 접전, 3라운드는 피치의 우세가 뚜렷했던 가운데 판정 결과에 팬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무승부가 선언되자 팬들은 허무함을 감추지 못했다.
펜은 경기가 끝난 뒤 "내가 진 시합이었다"라고 졸전을 인정하면서 "오늘 지면 은퇴를 선언하려고 했는데 신이 나를 구해준 것 같다. 계속 경기에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국 자존심' 비스핑, 호쾌한 TKO로 연승 행진
앞서 열린 미들급 매치에선 '악동' 마이클 비스핑(영국)이 노장파이터 호르헤 리베라(미국)를 2라운드에 펀치 연타 TKO승으로 쓰러뜨렸다.
둘의 경기는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미들급 파이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기 전부터 서로를 비난하는 말을 서슴치 않는 등 신경전도 대단했다. 경기 전 서로 주먹도 맞대지 않았을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
결과는 비스핑의 완승이었다. 1라운드 접전을 이어간 비스핑은 2라운드 들어 리베라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쓰러뜨렸다. 비스핑의 빈틈없는 타격에 강력한 펀치를 가진 리베라도 어쩔 수 없이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비스핑은 1라운드 중반 바닥에 쓰러진 리베라의 머리를 니킥으로 공격하는 반칙을 저지르면서 악동 이미지를 재확인시켰다. 만약 반칙 니킥을 허용하고 큰 충격을 입은 리베라가 경기를 계속 하지 않았더라면 비스핑은 반칙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승리한 뒤에도 비스핑은 리베라에게 '집에나 가버려, 패배자'라고 비난하는 등 깔끔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 K-1 챔프' 마크 헌트, UFC 첫 승리 기쁨
전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출신의 마크 헌트(뉴질랜드)는 크리스 투크셔러(미국)와의 경기에서 강력한 타격을 앞세워 2라운드 1분41초만에 KO승을 거두고 UFC 첫 승을 이뤘다.
지난 해 9월 UFC 데뷔전에서 서브미션으로 허무하게 패했던 헌트는 이날 철저히 자신의 장기인 스탠딩 타격으로 승부를 걸었다. 1라운드를 유리하게 이끈 헌트는 2라운드 중반 묵직한 어퍼컷을 적중시켜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