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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요즘 연예계를 사람들은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라고 말한다.
돋보이는 한 작품 또는 한 명이 연예계 한 장르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고만고만한 작품들이 그 뒤를 잇고 있기 때문이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현상이 두드러진 분야는 영화다.
올 최고 흥행작 '추격자'의 기록을 넘어선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선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싹쓸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국에서 650개 프린터로 상영을 시작했다. 복수상영관을 감안한다면 7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스크린수가 2100여 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3분의 1에 해당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8작품은 졸지에 백설공주 '놈놈놈'에 밀려 난쟁이가 돼 교차상영을 하거나 1개 스크린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러한 일이 비단 '놈놈놈'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블록버스터 외화나 국내 대형작품들이 개봉될 때마다 이와같은 독과점 현상은 비일비재하게 있어왔다.
이런 현상은 최근 한국영화가 침체를 겪으면서 대형 작품들이 서로 교차 상영을 시도, 밀어주기 형국을 보이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의 현상은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요즘 가요계는 서태지와 이효리 밖에 없다. '유고걸'의 이효리가 먼저 포문을 열고 서태지가 이어가는 꼴이다. 언론들은 연일 서태지와 이효리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포탈도 상단에 이들 두 사람의 기사를 메인으로 채우고 있다.
두 스타의 대대적이 마케팅 효과도 있었겠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언론들은 다투어 두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하고 있고 이는 곧바로 기사화가 되고 있다.
그만큼 두 스타의 파괴력이 절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오랜만에 컴백하고 그동안 가요계뿐 아니라 문화계에 미친 영향을 감안한다면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효리와 다른 스타들을 묶어 라이벌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솔직히 이효리의 포스에 밀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표절논란 등 컴백 전 많은 구설수가 있었지만 그녀는 컴백 이후 완벽한 무대매너와 콘셉트로 각종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비슷한 시기에 컴백한 다른 여성스타들을 압도하고 있다.
각종 표절 시비로 인해 빛이 바랜 전작의 아쉬움을 뛰어넘고도 남는 성적이다.
서태지 역시 상상이상이다. 세월도 그의 영향력을 가로 막지 못했다. 사실 컴백 전 서태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세월이 변했고 무엇보다 가요계 환경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아날로그 시대의 스타인 서태지가 과거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태지의 모습을 보면 가는 세월도 그를 잡지 못하는 느낌이다. 서태지는 4곡이 든 싱글을 하루만에 3만장이나 팔아치웠고 음원차트에서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언론과 포탈의 뉴스란도 서태지가 이벤트를 벌이는 날이면 그의 기사로 도배가 된다.
서태지를 제외한 다른 스타들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영화나 가요계의 이런 현상은 불황이라는 점과 맞물려 있다. 위기에 영웅이 나와야 하는 것처럼 불황일수록 스타나 히트작이 나와야 한다는 논리다.
결국 대형작품이나 대형 스타들이 나와야 이 분야의 산업이 흥하고 결국 그렇게 되어야만 연예계에 순기능의 자본들이 들어오고 그래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백설공주가 연예계를 구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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