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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해 시즌 7승째를 달성했다.
6회까지 투구수 62개만 기록하면서 무실점 완벽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12-0으로 앞선 7회초 갑작스레 흔들리면서 4실점 한 것이 ‘옥에 티’였다. 6회까지 3.01까지 내려갔던 평균자책점은 7회초 4실점으로 인해 3.41로 치솟았다.
류현진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쓸데없는 볼넷을 준 게 컸다”며 “홈런을 맞더라도 3점이었는데, 그 볼넷 탓에 4점을 주게 된 터라 가장 아쉽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최근 불안했던 주무기 체인지업이 되살아난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었다. 류현진은 6월 들어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치른 6월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74로 고전했다. 매 경기 피홈런(6개)을 내줬고 볼넷은 9개나 허용했다.
다른 투수라면 4경기에서 볼넷 9개는 만세를 부를 일. 하지만 류현진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류현진은 4월과 5월을 통틀어 선발등판한 10경기에서 볼넷을 8개만 내줬다.
그런데 최근 들어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자신있게 구사하지 못했다. 제구나 각도가 완벽하지 않다보니 안타나 홈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상대 피안타율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할대를 유지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263로 치솟았다. 중요한 순간 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든 체인지업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니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자연스럽게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늘어났다.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6승을 달성했던 지난 21일 볼티모어전에서도 류현진은 1회에 체인지업으로 홈런을 내준 뒤 그 비중을 줄이고 포심, 커터 등 빠른공 위주의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인 151km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류현진이 계속 힘을 앞세워 공을 던지는 것은 무리다. 체인지업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어려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평소 하지 않던 불펜 피칭을 두 차례나 소화하며 체인지업 교정에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마침내 체인지업이 살아났다. 이날 류현진은 포심패스트볼(32개)에 이어 체인지업(26개)을 두 번째로 많이 던졌다. 전체 투구 수 91개 중 29%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지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의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도 “좋은 체인지업”이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였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지난 두 번의 경기보다 괜찮았고, 불펜 투구에서도 좋은 느낌을 받았다”며 “체인지업을 연습할 때 팔 동작과 투구 스피드를 교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7월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현지시간으로 7월 1일은 캐나다 건국 기념일인 ‘캐나다 데이’다. 캐나다를 연고로 하는 유일한 메이저리그 구단인 토론토 입장에선 가장 중요하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날이다.
공교롭게도 맞대결을 펼칠 시애틀 선발은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다. 류현진으로선 캐나다 최대 국경일과 한일전이라는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