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 건강적신호]스타의 남모를 고충 ‘공황장애’

  • 등록 2016-01-29 오전 7:58:48

    수정 2016-01-29 오전 8:28:22

이경규, 정형돈, 김구라.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인기와 명성, 그에 걸맞는 수입까지. 남 부러울 게 없어 보인다. 연예계를 주름잡는 스타들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말처럼 이들에게도 남 모를 고충이 있다. 체력적인 부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정서적인 압박으로 공황장애를 앓는 연예인들의 이면이 엿보이고 있다.

예능계 ‘4대 천왕’이라 불린 정형돈은 불안장애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불안장애 치료를 위해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MBC ‘무한도전’의 줄기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대체불가 입지로 확장된 정형돈의 존재감은 그 빈자리가 컸다.

의학계에선 불안장애를 공황장애의 관련 질병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 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을 통친한다. 누구나 어떤 요인에서든 겪을 수 있는 증세이지만 정상적 범위를 넘어설 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정형돈은 과거 방송에서 “실력에 비해 내가 너무 잘 나간다” “밑천이 드러날까 두렵다”라며 화려한 스토프라이트 뒤에서 느끼는 압박을 토로한 적이 있다. 현재 그는 갑자기 찾아온 증세가 아닌 수년 전부터 앓아온 불안장애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연예계를 잠시 떠나있다. 호주로 건너가 건강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김구라는 공황장애를 극복했다. 정신적 균형이 흐트러지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그 특유의 화통한 성격, 숨김 없이 말할 줄 아는 대담한 성격이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구라는 2014년 12월 갑작스런 공황장애 증세로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다. 이 일을 계기로 7개월 동안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고백했다. 11일 만에 JTBC ‘썰전’을 시작으로 방송가에 복귀해 오히려 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MBC ‘라디오스타’에선 아내의 잘못된 보증으로 떠안게 된 빚으로 가계 살림 형편이 좋지 않다는 사실과 합의 이혼에 대한 심경까지 털어놔 주위의 응원을 받았다.

정형돈, 김구라를 비롯해 웃음을 파는 예능인들의 속이 많이 탔다. ‘예능계 어른’ 이경규도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했다. 그 역시 공황장애를 겪은 아픔을 갖고 있다. 2년 동안 꾸준히 공황장애 약을 먹고 있으며 하루라도 복용하지 않으면 장애 증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최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예능총회특집에선 “정형돈이 나간 자리에 나를 세워줄 거라 생각했다”며 “공황은 공황이 채워야 한다”고 말해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내공도 엿보였다.

예능인뿐 아니라 이병헌 차태현 류승수 김장훈 신은경 황혜영 전진 이태성 등 공황장애에 시달려본 연예인들이 많다. 일각에서 공황장애를 ‘연예인병’이라고 부르기까지 하는 이유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측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늘며 공황장애를 앓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방치하면 절반 이상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도박과 같은 좋지 않은 길로 빠질 우려가 있다”며 “요즘은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고백과 극복한 사례가 화제가 되며 일반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기 때문에 공황장애 극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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