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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은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최고참 진갑용(74년생) 부터 막내 김상수(90년생)까지 다양한 연령이 포진해 있다. 둘의 나이 차이는 무려 16년이나 난다. 운동 선수의 활동 연령을 감안하면 김상수는 20대, 진갑용은 50대에 막 접어든 세대라 할 수 있다.
세대통합? WBC 대표팀에선 조금도 걱정할 필요 없는 문제다.
투수 차우찬은 얼마 전 투수 고참 중 한명인 정대현에게 고백을 한가지 했다. 자신이 야구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정대현이었다는 걸 처음 털어놓았다.
차우찬은 그때 군산상고의 모든 경기를 TV로 지켜봤다고 한다. 때문에 정대현을 ‘투수였지만 방망이 솜씨도 좋았던 선수’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정대현이 안타를 제대로 친 전국 대회는 그 대회가 유일했다고 한다. 차우찬의 눈에 정대현이 얼마나 크게 비춰졌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한편 당시 대회엔 1학년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진영도 있었다. 아마도 이진영이 더 인상에 깊었다면 한국 야구는 또 한명의 강견 외야수를 보유할 수 있게 됐었을 수도 있다.)
차우찬과 정대현 뿐 아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을 동경했던 소년 김상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 선수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는 “우상과 함께 삼성에서 뛴다는 것도 설레였는데 대표팀까지 같이 하게 됐다는게 아직도 잘 실감이 안난다”고 말했다.
한 고참 선수는 “어릴 때 대표팀에 처음 왔을 때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나름 어린 나이에 ‘내가 최고’라는 생각에 우쭐 하기도 했는데 워낙 대단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 선배들이 괜히 야구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대현과 이승엽은 대표팀에 합류하며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 대회에선 나 보다 후배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자신의 자리를 ‘대타’라고 미리 확정 짓기도 했다. 김태균 이대호 등과 1루수로 포지션이 겹치지만 자신의 명예를 앞세우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경쟁하지만 자신의 욕심을 앞세우지 않는 고참. 선배들이 이뤄놓은 것 들을 먼저 인정하고, 배워서 더 멀리 도약하겠다는 꿈을 꾸는 후배. 이렇게 하나 된 선수들이 있었기에 그동한 한국 야구는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하며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