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10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한 순간, 늘 변방에 머물러 있던 한국 수영은 세계로 뛰어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 세계 수영계를 주름잡던 미국 호주를 비롯 유럽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수영은 그동안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등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하긴 했으나 아시아가 한계였다. 이들은 아시안 게임에서 아시아 수영의 강호 일본, 중국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이전까지 올림픽 최고 성적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유선이 여자 개인 혼영 4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한 뒤 기록한 7위. 그리고 4년 후 박태환이 마침내 세계를 정복한 것이다.
올림픽에서 동양인이 남자 자유형 금메달을 딴 것은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기타무라 구스오(1500m) 미야자키 야스지(100m), 1936년 뮌헨 올림픽의 데라다 노보루(1500m) 등 일본 선수 3명뿐이었다. 이후에는 일본은 물론 스포츠계의 슈퍼파워로 급성장한 중국도 올림픽 남자 자유형 우승만큼은 이루지 못했다. 박태환의 우승은 동양 남자 선수로는 72년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