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연예인 스캔들, 이렇게 만들어진다

  • 등록 2008-05-13 오전 10:45:56

    수정 2008-05-13 오전 10:50:19

▲인터넷 언론을 통해 열애설이 최초 보도된 후 방송을 통해 열애 사실을 공개 시인한 현영-김종민 커플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사람들이 가장 즐겨 읽는 연예기사는 무엇일까.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남녀노소, 나이불문하고 가장 많이 읽히는 기사는 스캔들, 그중에서도 열애설이다. 미디어가 변하고 취재환경이 달라졌지만 열애설은 아직도 각종 포털사이트나 세간에 화제가 되는 최고 인기 아이템이다.

그렇다면 열애설은 어떻게 불거져 나올까.

열애설의 시작은 등잔 밑이 어둡다고 측근들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매니저가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스캔들로 인해 연예인의 인기가 하락할 경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소속사와 결별하는 경우나 홍보를 제외하고는 거의 입을 다문다.
 
다만 측근들은 열애 사실을 종종 털어놓는다. 측근중 일부가 유흥주점이나 식당 등에서 무용담처럼 이야기한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측근들로부터 나오는 경우는 인간적 모멸감 때문에 많이 흘러나온다. 젊은 연예인들이 버릇없게 스태프에게 대할 경우 특히 열애설이 많이 흘러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의없는 젊은 연예들의 경우 자기를 도와주는 스태프를 막대하는데 이 경우 스태프 중 일부는 주위에 불만을 터트리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열애사실을 털어놓는다.

인터넷도 열애설을 제공하는 곳 중 하나다.

모 포털에서 운영하는 ***게시판이나 모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 나온다. 연예 미디어들은 이곳을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뉴스를 체크한다. 서민정 결혼 등도 언론에 보도되기 전 이곳에서 먼저 알려졌었다.

일단 열애설이 흘러나오면 미디어가 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증권가나 측근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검증 작업을 펼치는 것이다.

열애설 검증 작업은 사진이나 해당 당사자의 인터뷰 등의 증거주의가 최고다.

미디어가 과거와 달리 증거주의를 택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역공격 때문이다. 열애설로 인해 손해보는 연예인들 입장에선 일단 부인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증거가 없을 경우 역으로 연예인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이로인해 미디어는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입장을 담거나 데이트하는 사진을 찾는다.

과거엔 측근에 따르면이나 이니셜을 많이 사용했지만 최근엔 연예인들이 기사에 대해 법적운운하는 데다 오리발을 내미는 경우가 많아 증거를 잡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이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집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면서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지만 연예인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 대부분 집안에서 데이트를 많이 하는 까닭에 집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현장에서 잡는 것이 가장 좋다.

어렵게 현장을 잡아도 어려움은 있다. 현장에서 찍으려는 미디어와 이를 막으려는 연예인 사이에 실랑이가 일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향해 욕을 하거나 심한 경우 폭행을 가하기도 한다.

때로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여성 탤런트 모씨의 경우는 모 기자에게 데이트 장면이 목격됐는데 이 과정에서 반말로 “그래 데이트 한다. 나 남자 여럿 만나고 다니는 거 몰랐냐. 첨 봤냐. 기사 써”라고 이야기 하는가 하면 중견 남자배우 모씨의 경우는 기자가 알아서 기사를 써야지 열애설을 자신에게 묻는다면서 오히려 훈계를 하기도 했다.

열애설을 기사로 내보내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멘트를 듣는 것이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미디어가 적을 때는 연예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은 매니지먼트사에서 너무 관리를 잘 해 쉬운 일이 아니다. 연예인들은 일반적으로 결혼까지 결정된 사이가 아니면 부인을 한다. 몇 명을 사귄 사이라 할지라도 부인을 하면 기사를 쓰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부인을 하지 않으면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기사화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부인을 하는 경우는 여러가지겠지만 과거에 비해 만나고 헤어짐이 빈번한 젊은이들의 달라진 연애관과도 밀접하다. 대중들에게 누군가를 만난다고 밝힐 경우 헤어질 때 피곤하고 또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캔들이 나오면 이후 대응방법도 가지가지다.

중화권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한류스타 전지현은 스캔들을 철저하게 무시한다.

파파라치들이 전지현의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해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스캔들성 기사를 쏟아내지만 전지현 측은 이에 대해 한 번도 구체적으로 대응한 적이 없다. 일일이 대응할 경우 기사가 확대 재생산된다는 판단에서다. 전지현의 이런 전략은 스캔들의 확산을 막고 중화권 언론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최근 국내 언론들이 중화권 언론의 기사를 인용보도하면서 약발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

한때 모 재벌 2세와의 결혼설 등으로 마음 고생이 많았던 김태희는 악성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하는 반박 이론으로 스캔들을 극복했다. 국내 연예인이 공식화된 기사가 아닌 루머에 대해 대응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김태희는 이런 전략으로 사이버상에서 떠돌던 재벌 2세와의 결혼설을 잠재웠을 뿐 아니라 네티즌의 무분별한 글 올리기에도 경종을 울렸다.

반면 슈퍼모델 출신의 연예인 현영은 충격적인 자기 고백, 이른바 ‘면역전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났다. 김종민과 열애설이 터졌던 그녀는 공개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스캔들이 일상화되면서 독자들도 왠만한 스캔들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신인들이나 과거 지향성 스캔들의 경우는 홍보나 마케팅적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해 오히려 비웃기까지 한다./ OBS경인TV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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