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은 28일 발표한 시리아와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4차전 참가 예비 명단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발등 부상에서 회복한 박주영이 지난 18일 인천과의 FA컵 8강전을 통해 약 4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자마자 그를 바로 발탁한 것이다.
박주영이 인천전과 지난 22일 전북전 등 복귀 후 2경기에서 아직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에 대한 박 감독의 높은 기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주영이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은 지난 2월 28일 예멘과 2차 예선 1차전 이후 7개월 여 만이다.
박 감독이 서둘러 박주영을 선발한데는 이유가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의 후임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최종 예선에서 3연승을 거두며 순항 중이지만 미흡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골 결정력 부족이다.
‘박성화호’는 카타르와의 평가전 포함 출범 후 4경기에서 3승1무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4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한 골 수준이다. 박주영, 양동현(울산 현대) 등 기존 올림픽 대표팀 스트라이커 요원들의 부상 공백 탓이 컸다. 박 감독은 신영록 하태균(이상 수원 삼성) 등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멤버를 수혈, 이를 해결하려 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박 감독과 달리 귀네슈 감독은 답답할 뿐이다.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피말리는 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박주영이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되면 그를 막판 중요한 2경기에서 쓸 수 없는 탓이다.
다음 달 17일 열리는 시리아전에 대비, 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선수를 소집할 경우 올림픽 대표팀은 다음달 9일부터 소집돼 훈련에 들어간다. 협회 규정은 원정 경기는 경기일 8일전부터 소집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K리그 25차전은 10월 10일, 최종 26차전은 14일 열릴 예정이다. 결국 올림픽 대표팀 멤버들은 두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귀네슈 감독으로선 애가 타는 노릇이다. ‘귀네슈식 공격축구 바람’을 일으키던 시즌 초 만해도 전관왕을 노리겠다고 호기를 부리던 그였지만 컵 대회 준우승, FA컵 8강전 탈락에 이어 유일하게 남은 정규리그에서도 6강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처지다. 28일 현재 FC 서울은 6승12무4패로 6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9위 전남(7승7무8패)과의 승점차는 2점에 불과하다.
귀네슈 감독은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팀에는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이 다음 달 9일 중동으로 떠나면 인천, 대구와의 마지막 두 경기에 뛸 수 없다. 불공평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FC 서울에서는 박주영을 비롯 이청용 김진규, 고명진이 시리아 원정 예비명단에 포함됐다.
FC 서울측은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되는 선수들이 10일 인천전까지는 소화하는 방안을 기대했으나 박성화 감독은 시리아 원정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 9일 출국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뒤 시리아에 입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귀네슈 감독으로선 박주영없이 고비를 넘어야 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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