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일 생각 안했다" 서건우 구하고 경고받은 오혜리 코치[파리올림픽]

경기 중 코트 뛰어들어 항의한 오혜리 코치, WT 경고
  • 등록 2024-08-10 오전 10:22:02

    수정 2024-08-10 오전 11:56:09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서건우-오혜리 코치(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오심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가 진행 중인 코트에 뛰어든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오혜리 코치가 세계태권도연맹(WT)의 경고를 받았다.

오혜리 코치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서 서건우(20·한국체대)의 경기에서 오심이 나오자 이를 항의했다.

서건우는 호아킨 추르칠을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로 이겼다. 추르칠에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를 13초 남긴 상황에서 7-15로 크게 뒤져 있었다. 이때 서건우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회전 공격으로 11-16까지 따라붙었고, 단 1초를 남겨두고 또 한 번의 회전 공격과 상대 감점으로 비디오 판독 끝에 16-16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일 때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 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서건우는 2번, 마르티네스는 1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했다.

그러나 긴 판독 끝에 주심은 난데없이 추르칠의 승리를 발표했다. 그러자 오혜리 코치가 곧바로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와 주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판독석을 향해서도 양손 검지를 흔들며 오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잠시 후 심판이 판정을 반복해 서건우가 2라운드를 가져왔고,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도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서건우는 3위 결정전에서 덴마크 복병 에디 흐르니치에 라운드 점수 0-2(2-15 8-11)로 져 메달을 따진 못했다.

오 코치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심판 대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다”고 당시 오심 상황을 설명했다.

오 코치는 당시 항의로 인해 WT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규정상 지도자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한다. WT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징계 조치 가운데 오 코치에게 ‘경고 및 공개 사과’를 적용했다.

그는 “제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하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67kg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체대와 대표팀에서 서건우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서건우가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안타까워했다. 오 코치는 “건우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 좋아하는 콜라도 끊고 탄산수를 먹이면서 운동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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