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카노프스키, 두 체급 정복 실패...마카체프에 명승부 끝 판정패

  • 등록 2023-02-12 오후 2:51:13

    수정 2023-02-12 오후 3:11:39

UFC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 사진=AFPBBNews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파운드 포 파운드 1위로 인정받는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가 두 체급 정복에 나섰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볼카노프스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퍼스의 RAC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84: 볼카노프스키 vs 마카체프’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현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2·러시아)와 치열한 접전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다.

부심 3명 가운데 2명은 48-47, 1명은 49-46으로 마카체프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볼카노프스키는 체급의 열세를 극복하고 마카체프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저력을 뽐냈다. 모든 팬들이 열광하고 감동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2016년 UFC 데뷔 후 12연승 무패행진을 이어간 볼카노프스키는 UFC에서 첫 패배를 맛봤다. 자신의 원래 체급인 페더급에선 여전히 무패다. 개인 통산 전적은 25승 2패가 됐다.

지난해 10월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를 누르고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 마카체프는 1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UFC 12연승을 달린 마카체프는 통산 전적 24승 1패를 기록했다.

1라운드 볼카노프스키는 스탠딩 타격에서 마카체프를 압박했다. 끊임없이 펀치와 킥을 날리면서 상대를 흔들었다. 마카체프도 만만치 않았다. 1라운드 2분여를 남기고 펀치 공방에서 마카체프의 카운터 펀치가 볼카노프스키에게 적중했다. 살짝 충격을 받은 볼카노프스키는 순간 멈칫했다. 극강의 레슬러인 마카체프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마카체프는 볼카노프스키를 뒤에서 감싼 뒤 두 팔로 얼굴을 잡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시도했다. 볼카노프스키의 얼굴이 조금씩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볼카노프스키는 힘겹게 기술에서 벗어났고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1라운드는 마카체프의 라운드였다.

2라운드에서도 볼카노프스키는 타격으로 경기를 풀려고 했다. 펀치가 적중했고 마카체프는 중심을 잃었다. 마카체프는 볼카노프스키의 다리를 잡고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볼카노프스키는 걸려들지 않고 곧바로 스탠딩으로 빠져나왔다. 마카체프도 2라운드 후반 볼카노프스키를 몰아 붙인채 펀치와 킥을 적중시켰다. 치열한 타격 공방전에 이어 막판에는 클린치 싸움이 계속됐다.

3라운드는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라운드 중반까지 타격을 주고 받았지만 결정타는 많지 않았다. 마카체프는 라운드 2분여를 남기고 다시 볼카노프스키를 넘어뜨렸다. 곧바로 일어난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를 펜스 쪽으로 밀어붙여 펀치를 꽂았다.

볼카노프스키는 3라운드 막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볼카노프스키가 밀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마카체프가 뒤로 물러나다 미끄러져 넘어진 것. 볼카노프스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연타를 퍼부었다. 마카체프도 흔들리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마카체프는 4라운드 3분여를 남기고 기습적인 더블 레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뒤 볼카노프스키를 뒤에서 감쌌다. 볼카노프스키가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마카체프는 두 다리로 몸통을 완전히 고정시킨 채 공격을 이어갔다. 볼카노프스키도 마카체프 얼굴에 계속 펀치를 꽂으며 필사적으로 반격했다. 마카체프가 확실히 승기를 잡은 라운드였다.

볼카노프스키는 5라운드에서 대반전을 노렸다. 마카체프의 집요한 테이크다운 시도를 막아내면서 타격으로 반격했다. 클린치와 레슬링 싸움에서도 볼카노프스키는 밀리지 않았다.

라운드 막판에는 오른손 펀치를 적중시켜 마카체프를 쓰러뜨렸다.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를 위에서 누른 뒤 상위 포지션에서 무차별 파운딩을 퍼부었다. 5라운드는 볼카노프스키가 확실히 압도한 순간이었다.

판정 결과가 발표됐고 볼카노프스키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볼카노프스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지만 패배를 인정했다. 박수를 치면서 승리한 마카체프를 축하했다. 반면 기쁨을 감추지 못한 마카체프는 스태프와 함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도 강한 파이터였다”며 “모두가 내가 안된다고 했지만 난 계속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포지션 싸움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페더급에서 계속 경쟁을 한 뒤 어느 시점에서 라이트급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승리한 마카체프는 “너무 훌륭한 경기였고 볼카노프스키는 정말 힘든 싸움이었다”며 “그라운드에서 볼카노프스키를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강해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주 팬들의 야유가 이어지자 그는 “당신이 나를 좋아하던 그렇지 않던 난 최고의 파이터다”면서 “다음에는 진짜 라이트급 도전자와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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