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캐스팅', 워맨스 드라마 새 지평 열까 '열혈사제' 복제로 끝날까

최강희 복귀작 주목…'아무도 모른다' 시청률 넘어
기대 컸지만 부족한 서사, 엉성한 연출에 비판도
최강희, 김지영, 유인영 세 배우 연기 변신 응원도
  • 등록 2020-04-30 오전 9:00:00

    수정 2020-04-30 오전 9: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할 새로운 워맨스(Woman+Romance) 드라마의 지평을 열까, 어설픈 ‘열혈사제’ 여성 복제판에 그칠까.

SBS 월화드라마 ‘굿캐스팅’ 포스터.
지난 27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굿캐스팅’(극본 박지하, 연출 최영훈)은 배우 최강희의 2년 만의 안방복귀작이자 그의 강점이 돋보이는 화려한 코미디 액션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미혼모, 워킹맘, 경단녀 등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성들이 국정원 요원으로 전면에 나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여성 중심 서사’로 영화 ‘걸캅스’에 이어 브라운관에서 ‘워맨스’를 선사할 웰메이드작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굿캐스팅’을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현재로선 뜨겁다. 현장에 소외돼 있던 전직 에이스 국정원 요원 최강희(백찬미 역)와 결혼과 육아, 나이듦으로 현장에서 밀려난 김지영(황미순 분), 미혼모 워킹맘 유인영(임예은 분)이 목숨 건 국정원 산업스파이 색출 프로젝트 현장에 투입되며 좌충우돌을 겪는 과정을 빠른 전개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사 전달보다는 액션 보여주기에만 치우친 엉성한 연출과 단순한 대사, SBS의 작년 히트작 ‘열혈사제’를 연상케 할 서사와 플롯, 편집 방식이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게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주인공 백찬미 역 최강희의 연기 역시 액션 연기는 화려하고 시원시원한 반면, 감정 연기는 다소 과해 오히려 어색함을 유발한다는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굿캐스팅’의 시청률은 전작인 ‘아무도 모른다’의 첫방 시청률(9%)를 가볍게 넘어서며 쾌조의 출발선을 끊었다. 28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굿캐스팅’의 첫 방송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부 9.5%, 2부 12.3%를 기록했다. 이는 ‘아무도 모른다’의 마지막회(4월 21일) 시청률보다도 각각 0.7%포인트, 0.9%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이날 첫방송은 같은 날 방송한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굿캐스팅’은 국정원 현직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요원들이 어쩌다 현장 요원으로 차출된 후 일광하이텍이란 거대한 대기업에 초유의 위장 잠입 작전을 펼치며 벌어지는 사이다 액션 코미디 드라마다. 첫 방송에서는 주인공 백찬미(최강희 분)가 교도소 수감 잠입 임무를 마친 뒤 일광하이텍에 잠입해 산업스파이 마이클 리를 색출하는 새로운 임무를 받아 임예은(유인영 분), 황미순(김지영 분)과 한 팀이 되는 모습을 그렸다.

첫 방송 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간만에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코믹 액션 드라마를 만났다’며 본방 사수를 다짐하는 시청자들이 있던 반면 ‘드라마 열혈사제와 영화 미녀삼총사, 영화 걸캅스, 7급 공무원을 합친 것 같다’, ‘연출이 엉성하고 어지럽다’는 비판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사진=‘굿캐스팅’ 2회 방송 캡쳐)
지난 28일 방송된 두번째 방송은 백찬미가 15년 전 과외제자이자 자신을 첫사랑으로 잊지 못한 일광하이텍 대표이사 윤석호(이상엽 분)와 비서로 만나는 과정, 국정원 여성 요원 삼총사가 본격적으로 현장에 잠입해 각각 윤석호와 일광하이텍 연구소, 일광하이텍 모델 강우원을 전격 마크하며 프로젝트를 실천시켜나가는 좌충우돌을 그렸다.

인물 각자의 소개 서사를 지나 본격적인 스토리를 그려내 재미를 예고했건만 두 번째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첫 방송 때보다도 저조했다. 이날 2화 시청률은 첫회보다 감소해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0.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 시청자는 “서사에 좀 더 집중한다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텐데 3년 전과 현재 시점을 너무 정신 없이 오가는 것 같다, 인물들이 목을 매고 프로젝트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설득력 있는 서사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청자 역시 “아무리 코미디에 방점을 둔 액션 드라마라고 하지만 재미도 없는 느낌이다. 과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에만 얽매이지 않고 제대로 이들의 워맨스와 걸크러시 매력을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당초 지난해 방영 예정이었던 ‘굿캐스팅’이 편성이 미뤄지면서 남자주인공인 배우 이상엽이 출연 중인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와 결과적으로 시기가 겹치게 되면서 몰입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보다가 채널을 돌리고 ‘굿캐스팅’에도 이상엽이 나오다보니 몰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다만 각자의 기존 이미지를 내려놓고 연기 변신을 꾀한 최강희, 김지영, 유인영 세 여배우의 용기와 도전에 기대와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이다.

주인공인 최강희는 교도소 독방에서 게걸스럽게 비빔밥을 먹고 주변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코믹한 춤사위 등 파격 행보로 ‘로또’(로얄 또라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백찬미의 모습과 최적의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또 첫 등장부터 여죄수들과 피 튀기는 액션을 선보이고 카리스마 넘치고 냉정한 선배의 분위기를 뿜어내며 현장 초짜 임예은과 유도 대련을 하는 실력파 블랙요원까지 보여줌으로써 과거 청순하고 엉뚱, 귀여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탈피해 새로운 매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김지영은 현실 보험 설계사를 방불케 할 탁월한 협상력과 넉살을 자랑하며 중년의 남편과 사춘기 딸과 함께 살며 억척스러워진 고달픈 엄마와 중년 여성의 애환을 코믹하게 살려 황미순의 매력을 톡톡히 발휘 중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유인영 역시 당초 표독스러운 악역만 주로 맡다 처음으로 도전한 어리버리하고 착한 막내 요원 역할로 이미지 변신에 제대로 성공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좀 더 회를 거듭하며 지켜봐야겠지만 제작발표회 당시 “여자들이 통쾌하게 싸워주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대리만족 할 것”이라던 최강희의 말처럼 ‘굿캐스팅’이 여성은 물론 남녀노소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침체된 지상파 월화극에 활기를 불어넣어줄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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