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신영록, 느린 걸음에 담긴 감동의 성화봉송

  • 등록 2017-11-05 오전 11:23:48

    수정 2017-11-05 오후 3:46:44

‘차미네이터’ 차두리(오른쪽)과 ‘기적의 사나이’ 신영록이 함께 성화 봉송에 나섰다. 사진=코카-콜라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27) 축구 대표팀 코치와 ‘기적의 사나이’ 신영록(30)이 느리지만 감동적인 성화 봉송을 함께 했다.

차두리 코치와 신영록은 4일 오후 1시30분부터 부산 감전역 인근에서 함께 성화를 들고 약 200m 구간을 달리면서 부산 시민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전했다. 이번 성화 봉송은 평소 후배를 잘 돌보기로 유명한 차두리 코치가 신영록에게 직접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차두리 코치와 함께 성화 봉송에 나선 신영록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다. 지난 2011년 축구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졌다가 46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그 이후 ‘기적의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신영록은 현재 선수 생활을 접고 ‘축구 감독’이라는 제2의 꿈을 키우고 있다. 차두리 코치는 축구계 선배로서 다시 그라운드에 설 날을 기다리는 신영록에게 응원의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함께 성화를 들고 달렸다.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온 차두리 코치와 신영록의 만남은 부산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자아냈다. ‘차미네이터’라고 불릴 만큼 건장한 체격과 빠른 스피드로 유명한 차두리 코치. 하지만 이날 만큼은 아직 사고 후유증 때문에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신영록에 맞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부산 시민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성화를 봉송하는 두 사람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차두리 파이팅!”, “신영록 잘한다!”를 연호하는 등 희망의 순간에 함께 했다.

차두리 코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여전히 축구를 사랑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재활에 나서는 신영록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신영록의 새로운 꿈인 ‘축구 감독’으로 향하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짜릿한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영록은 “두리 형이 응원해준 만큼 꼭 꿈을 이루고 싶다”며 “두 다리로 그라운드에 서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응원해준 모두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차두리 코치와 신영록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가 선정한 그룹 성화봉송주자 중 첫 번째로 나섰다. 이후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 사진작가 조세현, 마라톤 메달리스트 이봉주, 가수 션, 가수 겸 연기자 정진운, 국가대표 펜싱선수 박상영 등이 드림멘토로 나설 예정이다.

코카-콜라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90여년 간 올림픽 파트너로 함께해 온 올림픽 후원사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는 ‘평화’와 ‘스포츠 정신’의 상징인 올림픽 성화봉송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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