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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자벨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러시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렀지만 김신욱(울산)의 선제골에도 불구, 1-2 역전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11월에 열린 유럽팀과의 2연전을 1승1패로 마치면서 2013년의 모든 A매치 일정을 마감했다. 이날 패배 포함, 홍명보호는 2013년 10차례 A매치에서 3승3무4패를 기록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으로 김신욱(울산)을 내세웠다. 스위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는 스위스전 선발로 나선 김보경(카디프시티) 대신 이근호(상주)를 선택했고 좌우 날개로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을 기용했다.
반면 러시아는 주전급 선수들을 상당수 빼고 2진급을 내세웠다. 선발 라인업 가운데 절반 정도가 A매치 경력 10경기 미만의 신예들이었다. 러시아의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도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A매치 경력 4경기에 불과한 표도르 스몰로프(디나모 모스크바)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한국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러시아 진영 왼쪽에서 기성용이 올린 코너킥을 손흥민이 머리로 떨구자 러시아 수비수가 이를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문전에 있던 김신욱에게 연결됐다. 찬스를 잡은 김신욱이 서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김신욱의 침착한 골 결정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가지 않았다. 전반 12분 한국 진영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로만 시로코프(제니트)가 찔러준 크로스를 정성룡이 뒤로 빠뜨리는 사이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스몰로프가 밀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골키퍼 정성룡의 어설픈 볼처리가 큰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14분 추가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시로코프가 올린 볼을 188cm 장신공격수 드미트리 타라소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정확히 머리에 맞혀 한국 골문을 열었다. 우려했던 세트피스 실점 악몽이 다시 재현되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은 이청용과 기성용, 손흥민을 빼고 김보경, 고명진(서울), 지동원(선덜랜드)을 잇따라 투입해 체력 안배를 신경썼다. 교체로 들어온 남태희, 지동원 등을 앞세워 계속 러시아 골문을 노렸지만 끝내 동점골을 넣지 못한 채 1골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