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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2차전에서 타히티를 상대로 10-0 대승을 거뒀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가 무려 4골을 터뜨렸고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3골,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가 2골, 후안 마타(첼시)가 1골을 터뜨렸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 4강 행을 확정 지었다.
FIFA 랭킹 1위와 138위의 대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워낙 실력 차가 컸다. 그리스리그에서 활약 중인 1명을 빼놓고 모두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타히티는 최강 스페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스페인은 집배원, 짐꾼, 관광가이드, 트럭 운전사 등으로 이뤄진 타히티를 상대로 마치 골 넣는 연습을 하듯이 경기를 풀어갔다. 브라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타히티 선수들 역시 승패에는 이미 초월한 모습이었다.
스페인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바르셀로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등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 나선 주전들을 대거 빼고 대신 벤치 멤버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벤치 멤버라 하더라도 토레스, 비야, 실바, 마타 등 톱 클래스의 쟁쟁한 선수로 라인업이 짜였다.
스페인은 전반 5분 만에 토레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그래도 타히티의 선전이 돋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1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수비에 나선 타히티는 전반 30분까지 1골만 내주며 잘 버텼다.
그나마 후반전에 토레스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지 않았더라면 점수 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타히티도 1골이라도 넣기 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스페인을 상대로 골을 넣기란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계속 골을 내주는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온 힘을 기울여 뛰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끝난 뒤 타히티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과 웃으면서 유니폼을 교환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타히티 입장에서 10골차 패배라는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오히려 세계적인 스페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했다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