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바탕에 붉은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차량도 힘차게 시동을 걸며 서킷에 진입했다. 머신 뒷날개 앞쪽엔 '독도는 한국 땅', '대한민국'이라는 한글이 선명했다. "코리아(Korea), 코리아 팀 스타트." 방송 중계 아나운서의 말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21년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가진 한국이 세계 정상급 대회에 첫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모터스포츠의 월드컵' A1그랑프리 2008-2009 시즌이 네덜란드 잔트푸르트(Zandvoort)에서 4일(이하 한국시각) 개막했다. 한국 대표인 'A1팀코리아'는 이날 예선에서 17개국 중 15위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며 5일 본선에 올랐지만 180㎞를 약 70분 동안 달리는 본선 피처레이스에서 8계단이나 껑충 뛴 7위를 기록했다. 대회 종합순위는 8위. 한국팀은 대회 첫 참가에서 포인트 4점과 상금 2만5000달러를 거머쥐는 이변을 일으켰다. 피처레이스 우승팀 프랑스는 포인트 15점과 우승상금 20만 달러를 받는다.
A1 팀코리아의 운영사인 ㈜굿이엠지의 이혁수 대표와 김정용 구단주는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씨의 도움을 받아 개막일에 한글 문양으로 유니폼·헬멧·차량 등을 꾸민 '한글패션'을 선보였다. 김 구단주는 "미국 유학 시절 한국 역사를 일본 책에서만 찾을 수 있었던 안타까움을 떠올리며 '독도는 한국땅' 퍼포먼스를 계획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