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광고 효과는 얼마나 될까?

  • 등록 2008-01-23 오전 10:56:18

    수정 2008-01-23 오전 11:02:09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공짜로 가져가라 해도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현대 유니콘스 매각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했던 말이다.

그의 이 한마디는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을 가장 잘 대변하는 표현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1년 150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들지만 수입은 2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최소 130억원 이상의 적자가 매년 쌓이고 있는 셈이다.

구단들은 이 부분을 모기업의 협찬으로 메우고 있다. 명목은 유니폼과 헬멧에 붙은 광고, 그리고 언론 기사 등을 통한 홍보효과다. 그렇다면 광고로서 이 부분의 실제 가치는 어느정도일까.

수도권의 한 구단은 지난해 국내 굴지의 광고대행사에 의뢰해 유니폼과 헬멧 광고 등에 대한 가치를 조사한 바 있다. 기업이 프로야구단을 통해 광고를 하려면 어느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조사한 것이다. 그만큼 공신력과 객관성을 지닌 자료라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헬멧 옆에 부착되는 광고는 약 50억원, 유니폼 팔뚝 부분에 부착되는 광고는 약 65억원의 가치가 있었다. 또 유니폼 가슴 부분에 부착되는 그룹 로고와 TV 중계 등에 노출되는 그룹명의 가치는 무려 90억원에 이른다. 모두 더하면 200억원이 넘는다.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언론 노출 빈도도 매우 높다. 또 케이블 TV 등을 통해 연간 100여 경기가 중계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또 이 조사는 페넌트레이스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성적이 좋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더 큰 효과와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공중파로 중계된 한국시리즈 시청률은 다시 두자릿수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하영철 롯데 자이언츠 사장은 최근 신상우 총재에게 "모기업에서 유니폼이나 헬멧에 붙이는 광고를 별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가치가 어느정도인지와는 별개로 모기업에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고 효과에 대한 가치는 그것을 필요로하는 기업이 있을때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시청률 50%를 넘긴 국민 드라마의 앞,뒤에 편성되는 광고 시간은 최고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러나 기업이 굳이 홍보할 것이 없을 경우 비싼 돈을 내고 그 시간을 차지하려 애쓸 이유가 없다. 같은 광고 공간을 두고도 기업에 따라 시각이 차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프로야구가 갖고 있는 광고효과가 연간 200억원이 넘는다 해도 기업이 그 공간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보면 그 곳에서 다시 살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현재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별반 기대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그 공간을 원하는 기업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단이 없는 기업이 신상품을 발매할 경우 프로야구단의 유니폼과 헬멧은 좋은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는 모두 모기업의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중 일부는 다른 기업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 포스트시즌 별도 판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구단 운영에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홍보수단으로서의 프로야구에 대한 모기업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판매가 가능해진다면 유니폼 팔뚝과 헬멧 옆 부분은 매년 115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115억원도 2006년 기준이다. 4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다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 가치는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이다. 

최근 구단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8개구단 체제가 유지된다 해도 몸집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줄이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도 보일 수 있다. 안되는 것을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 관련기사 ◀
☞서재응 최희섭 '엇갈린 출발선 희비'
☞프로야구 구조조정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
☞스프링캠프 새 풍속도 '팬들에게 보다 가까이'
☞FA 제도 개선 '높이는 줄이고 폭은 늘리자'
☞위기 넘긴 프로야구 '앞으로 어디로 갈까'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