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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를 영입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호날두는 시작에 불과했다. 유럽 시즌이 끝나자 본격적인 석유 자본의 유혹이 시작됐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35·알 이티하드)가 레알 마드리드 생활을 정리하고 사우디로 향했다. 여기에 한때 유럽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월드컵 우승까지 경험한 은골로 캉테(32·알 이티하드)도 벤제마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사우디의 석유 자본은 황혼기 선수만을 향하지 않았다. 20대를 비롯해 한창인 선수에게도 향했다. 황희찬(27·울버햄프턴)의 팀 동료인 후벵 네베스(26)를 비롯해 칼리두 쿨리발리(32), 하킴 지예흐(30), 로멜루 루카쿠(30)도 사우디의 제안을 받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손흥민은 “아직 사우디 리그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며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예전에 (기) 성용이 형이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었냐?”며 “나도 자부심과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우디가 슈퍼스타를 한데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우디는 리그 규모와 시장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길 원한다. 국가 경제에서 석유 산업 비중을 낮추는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오일 머니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 주역 중 한 명인 베르나르도 실바(29)에게도 손을 뻗쳤다. 한창 상승가를 달리는 실바에게까지 제안이 향하자 캐러거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사우디가 골프, 복싱 경기 등을 차지한 데 이어 이젠 축구를 노리고 있다”며 “스포츠 워싱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 워싱이란 국가 혹은 조직이 스포츠 정신과 경기를 앞세워 부정적인 평판을 세탁하려는 모습을 말한다.
캐러거 외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게리 네빌(48) 또한 “사우디 이적의 적절성을 확인해 봐야 한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