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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목표와 달리 비장한 목소리였다. 재치와 겸손이 담긴 답변은 금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힘’이 곧 그의 색깔이었다. 오는 3월 1일부터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매주 금요일 ‘강원국의 색다른 시선’을 진행하는 강원국(57) 작가였다.
“방송은 영 겁난다”는 강 작가는 DJ로서 편안한 진행을 예고했다. 유창한 말솜씨와 박학다식함을 뽐내는 진행자는 이미 많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원래 말투가 어눌하다는 그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게 틈새 시장이더라”고 웃었다. 시사 프로그램이란 틀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저에게 기대하는 건 날카로운 질문이나 냉철한 혜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민의 눈높이에서 궁금할만한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정리하는 것. 그것이 제 일입니다.”
‘색다른 시선’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숙이 시사IN 선임기자가 진행한다. 강 작가는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금요일에 마이크를 잡는다. 한 주를 정리하는 칼럼 분석과 현안에 대한 심층 분석 등 2가지 코너를 마련했다. 전문가 패널이 함께 한다. 그는 “중간에서 끌고 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쓰기의 달인’에게 말하기의 기술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어휘 바꾸기’를 글쓰기의 잔기술로 꼽았던 그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던 기술이라며 자신만의 말하기 기술에 대해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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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원고는 그가 직접 쓴다. 첫 방송은 3.1운동 및 임정 100주년 기념과 맞물렸다. 그는 “역할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는 게 정의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병 활동으로 돌아가신 분들만 10만 명이라고 해요. 그 분의 후손이 예우를 받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일을 한 겁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가 나서겠습니까. 그걸 존경으로 보답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걸 다음 세대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걸 오프닝으로 풀어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