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라디오 진행자…강원국 작가 "시민의 시선에서 질문할것"(인터뷰)

  • 등록 2019-03-01 오전 1:00:00

    수정 2019-03-01 오전 1:00:00

강원국 작가(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저 정도면 나도 하겠다’가 목표입니다. 예전에 책 쓰는 사람은 특별하다 생각했어요.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요. 진행도 그런 경계가 무너져 간다고 생각해요. 또 TBS는 시민의 방송이잖아요. 그런 느낌이 들고 장렬하게 전사(하차)하면 성공입니다.”

소박한 목표와 달리 비장한 목소리였다. 재치와 겸손이 담긴 답변은 금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힘’이 곧 그의 색깔이었다. 오는 3월 1일부터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매주 금요일 ‘강원국의 색다른 시선’을 진행하는 강원국(57) 작가였다.

“방송은 영 겁난다”는 강 작가는 DJ로서 편안한 진행을 예고했다. 유창한 말솜씨와 박학다식함을 뽐내는 진행자는 이미 많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원래 말투가 어눌하다는 그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게 틈새 시장이더라”고 웃었다. 시사 프로그램이란 틀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저에게 기대하는 건 날카로운 질문이나 냉철한 혜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민의 눈높이에서 궁금할만한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정리하는 것. 그것이 제 일입니다.”

어떤 ‘색깔’인지 집요하게 묻는 기자에게 강 작가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말의 설득력을 위해서였다. 그는 “색깔을 분명히 하는 게 유리한 건 맞다. 색깔이 없으면 양쪽 모두에서 배척당한다”면서도 “하지만 어느 편에 치우쳤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색다른 시선’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숙이 시사IN 선임기자가 진행한다. 강 작가는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금요일에 마이크를 잡는다. 한 주를 정리하는 칼럼 분석과 현안에 대한 심층 분석 등 2가지 코너를 마련했다. 전문가 패널이 함께 한다. 그는 “중간에서 끌고 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쓰기의 달인’에게 말하기의 기술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어휘 바꾸기’를 글쓰기의 잔기술로 꼽았던 그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던 기술이라며 자신만의 말하기 기술에 대해 운을 뗐다.

사진=강원국 작가 SNS
“억양법이라고 하잖아요. 반전이 있는 말하기입니다. 이야기를 쭉 하다가 예상 못하게 확 돌려 끝내는 거죠. 그걸로 많이 웃고, 또 통쾌해 하세요. 부작용도 있어요. 오해도 사고 욕먹을 때도 있습니다. 그걸 감수해야죠.”

강 작가의 수식어는 다양하다. 작가·방송인·전 비서관·교수. 그의 지난 경력이 담겨 있다. 증권회사 홍보실,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을 거쳐 김대중·노무현 시절 청와대 연설 담당 행정관 및 비서관을 역임했다. 당시 경험을 엮어 낸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쓰기에 관심 있는 이라면 저마다 책장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다. 지난해에는 KBS2 ‘대화의 희열 시즌1’ 패널로 고정출연했다. 이제 라디오까지 진출했으니 방송인 아니냐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작가로서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라면서 “지금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프닝 원고는 그가 직접 쓴다. 첫 방송은 3.1운동 및 임정 100주년 기념과 맞물렸다. 그는 “역할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는 게 정의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병 활동으로 돌아가신 분들만 10만 명이라고 해요. 그 분의 후손이 예우를 받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일을 한 겁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가 나서겠습니까. 그걸 존경으로 보답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걸 다음 세대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걸 오프닝으로 풀어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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