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실종' 멜로의 부활…사랑에 빠진 대중문화

  • 등록 2009-09-21 오전 10:17:38

    수정 2009-09-21 오전 11:06:55

▲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내사랑 내곁에', '호우시절', 가수 김태우, 박효신, 이승기(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멜로가 뜨고 있다.

가을, 찬바람을 타고 대중문화계에는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멜로 코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믹(영화)과 댄스(음악)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감미롭고 부드러운 코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 스크린은 멜로가 넘쳐난다. 오는 24일 추석을 앞두고 같은 날 개봉하는 한국영화 두 편 모두 멜로장르다.

20kg 감량으로 화제가 된 김명민 주연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는 루게릭병을 앓는 한 청년의 사랑을 테마로 한 작품이다. 에이즈를 소재로 한 ‘너는 내 운명’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박진표 감독이 또 한 번 극단의 사랑을 선보인다. 김명민이 죽음에 다가서는 루게릭병 환자로, 하지원이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로 출연했다.

조승우 수애 주연의 ‘불꽃처럼 나비처럼’도 지고지순한 한 남자의 사랑을 테마로 한 멜로극이다. 격동의 시대에 생을 비극적으로 마감한 명성황후에게 숨겨진 사랑이 있었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명성황후와 그를 사랑하는 이름없는 한 무사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내달 8일 개봉하는 영화 ‘호우시절’ 역시 감성적 멜로로 사랑받아온 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인 고원원이 정우성의 연인으로 한국 관객에게 첫 인사를 건넨다. 허진호 감독이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었다는 정우성이 ‘호우시절’에서 남자주인공 동하 역으로 출연한다.

아이돌의 댄스곡이 주류를 이루던 가요계에도 사랑을 테마로 한 감성 발라드가 강세다. 아이돌 그룹의 인기와 버금가는 이승기를 비롯하여 god의 김태우, 원조 발라드 스타 박효신 등이 잇따라 신곡을 내놓았다.

또 탤런트 윤상현, 류시원도 본업인 연기와 더불어 감미로운 노래로 어필하고 있다. 이들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며 시나브로 사랑을 얻고 있다.

이승기의 ‘우리 헤어지자’, 김태우의 ‘사랑비’, 박효신의 ‘사랑한 후에’ 등은 멜론차트 실시간 순위(20일)에서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드라마에서 감미로운 멜로를 선보였던 윤상현, 류시원 역시 부드러운 이미지를 바탕으로 ‘비와 당신의 이야기’ ‘그대만을 사랑합니다’를 빅히트 시켰다.
한동안 대중들에게 잊혀졌던 멜로가 새롭게 각광을 받는 것은 계절적 영향이 크다. 찬바람이 불면서 시원한 액션과 CG가 주류를 이뤘던 여름형 작품의 자리를 잔잔한 감동의 멜로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천편일률적인 기존 코드에 식상한 점도 한 몫 작용했다. 블록버스터 대작이 지나치게 범람하는 스크린과 넘쳐나는 후크 송에 염증을 느낀 대중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찾으면서 반대급부의 멜로 장르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댄스와 힙합 음악을 주도했던 아이돌 스타들이 최근 잇따라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편일률적인 음악과 엇비슷한 장르 일색의 영화에 식상한 대중들이 늘어나면서 멜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영화, 가요에 이어 최근 드라마, CF까지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추세”라고 분석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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