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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만우절도 아닌데...’
인터넷 속보창에 뜬 한 줄의 기사를 보고 나도 모르게 내뱉은 첫마디는 그랬다. 그만큼 사실로 믿기 힘든 일이었다. 지난 10월 2일 오전 8시께 연합뉴스가 보도한 ‘최진실 자택에서 사망(1보)’이란 제하의 한줄짜리 기사를 몇번이나 들여다 보았는지 모른다.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최진실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의 경찰지구대로 전화를 했다. 수차례 통화음 끝에 겨우 연결된 전화. 경찰은 “최진실 기사 맞습니다” 하고는 '뚝' 하고 전화를 끊었다. 최진실의 사망은 만우절 장난도 아니었고, 오보도 아닌 실제 사건이었다.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서초구 잠원동 최진실의 자택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최진실이 정말 죽었냐"며 물었다. 라디오에서는 최진실의 죽음을 듣고 울음을 삼키는 이경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최진실의 죽음은 그래도 실감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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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담당한 서초경찰서는 당일 오후 1시 최진실의 사인을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한다는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방송사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오후 2시께 검찰이 최진실의 시신을 부검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경찰이 자살로 추정한 상황에서 부검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유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최진실의 시신은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당일 오후 7시 무렵 부검대에 올랐다. 부검의들은 최진실의 시신에 메스를 들었다. 부검 결과 최진실의 사인은 경찰 추정과 같은 목맨 자살이었다.
당일 지상파 3사의 저녁 뉴스는 일제히 최진실의 자살을 메인 뉴스로 보도했다. 서초경찰서 기자실에 있던 지상파 3사의 기자들은 최진실의 사망뉴스가 몇 꼭지로 나눠 각사에 보도되었는지를 서로 비교했다. 최진실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10월 2일 인터넷은 한마디로 마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각 언론사에선 최진실 관련 소식을 쏟아내기에 바빴고, 네티즌들은 사망 관련 뉴스를 살펴보느라 컴퓨터 앞을 떠날 줄 몰랐다. 당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취재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하던 기자들 가운데 다수는 급히 서울로 다시 올라오라는 지시를 받고 최진실 취재에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부산으로 가던 도중 서울로 올라온 선배가 최진실의 빈소로 간다는 말을 듣고 서초경찰서에서의 최진실 취재를 마쳤다. 오후 11시30분 무렵이었다. 그때까지 최진실 죽음과 관련 기자가 직접 송고한 기사는 총 열 여섯 꼭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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