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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23)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00번째 출전 대회에서 통산 2승을 달성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오픈(총상금 70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에 코스에 나온 임성재는 덤덤한 표정을 하며 연습 그린으로 향했다. 클럽하우스 앞에서 임성재를 알아보는 교민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흔쾌히 사진을 찍고는 연습 그린으로 들어갔다. 약 20분 정도 몸을 풀며 감각을 끌어올린 임성재는 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해 샷을 가다듬었다.
현지 시각 낮 12시 40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임성재는 약 10분 전 연습을 마치고는 티잉 그라운드로 향했다. 중간에 팬들이 ‘성재’라고 이름을 불렀지만, 경기에 집중하려는 듯 조용히 걸어갔다.
잠시 후 경기 진행자가 임성재를 호명하며 소개했다. 역전 우승을 바라는 듯 팬들의 함성은 이전의 다른 선수보다 훨씬 컸다.
3타 차 6위.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1위 자리를 내주고 6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타수 차가 3타 차여서 역전을 기대하기엔 충분했다.
지난해 3월. 임성재는 혼다 클래식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를 달렸다. 당시만 해도 우승이 없었기에 임성재의 역전 우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대회가 열리는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는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난코스였다.
이날 경기는 2018~2019시즌 데뷔한 임성재가 PGA 투어에 100번째 출전한 경기다. 1년 7개월 전 처음 우승했을 때처럼 선두와는 3타 차였다. 임성재도 100번째 출전하는 대회임을 알고 있었다.
역전 우승의 기대감은 1번홀(파4)에서 더 커졌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홀 약 10m 지점에 멈췄다. 조금 더 가까운 지점에 떨어졌지만, 경사를 타고 뒤로 흘러 멀어졌다. 임성재는 이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2번과 3번홀을 파로 마친 임성재는 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3m에 붙인 뒤 버디를 추가했다. 하루 전 같은 홀에서 어프로치 실수를 하며 보기를 했던 홀이었다. 실수를 만회하며 상승세에 속도를 붙였다.
단독 선두로 나서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어진 7번홀(파4)에서 약 2.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져 2위 그룹과 타수 차를 벌렸다. 9번홀(파5)에서 그린 앞에서 친 어프로치가 홀 바로 옆에 멈추면서 손쉽게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진 10번홀(파4)에선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빠졌지만, 두 번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한 뒤 약 7m 거리의 버디 퍼트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11번홀(파4)에서는 126야드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을 2.8m에 붙이면서 3개 홀 연속 버디에 성공,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듯 임성재의 버디 행진은 쉽게 멈추지 않아 다음 12번(파4)과 1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5개 홀 연속 버디 행진을 펼치며 4타 차 선두로 달아난 임성재는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으며 통산 2승에 다가섰다.
분위기가 임성재 쪽으로 기울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임성재의 역전 우승을 예상하듯 응원의 함성이 더 커졌다. 버디를 할 때마다 박수와 함성으로 힘을 실었다.
14번홀에서 연속 버디 행진이 멈췄지만, 5타 차 선두로 앞서 간 임성재는 이후 모든 홀에서 파를 적어내며 이날만 9언더파 62타,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로 4타 차 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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