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는 줄었는데 매출액은 늘어…영화 티켓값 차등제 탓?

  • 등록 2017-01-10 오전 5:00:00

    수정 2017-01-10 오전 8:19:06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지난해(2016년) 극장 전체 관객수가 2억명을 돌파했다. 4년 연속 2억명 돌파지만 관객수는 전년(2015년)보다 줄었다. 개봉편수는 전년보다 늘었는데 관객수가 줄어들어 극장가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6년 관객수는 2억1702만명으로 2015년(2억1730만명) 대비 0.12% 감소했다. 감소 폭은 작지만 지난해 개봉편수는 1573편으로 전년 1203편보다 300여편이 더 많았다. 체감하는 감소 폭은 훨씬 더 크다.

박스오피스 톱10을 비교하면 더 명확해진다. 2016년 박스오피스 1위 ‘부산행’부터 10위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관객수는 7652만명이다. 2015년 박스오피스 1위인 ‘베테랑’부터 10위인 ‘쥬라기 월드’까지 관객수는 8268만명이다. 지난해에 전년보다 7.5%나 감소했다. 2016년에 천만영화는 1편뿐이었고 3~4월과 11월 콘텐츠 부족과 국정농단 사건으로 극심한 비수기를 겪었다고 하나 이 같은 감소 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반대로 매출액은 늘었다. 2016년 매출액은 1조7432억원으로 2015년 1조7155억원보다 1.64% 증가했다. 관객수는 줄었는데 매출액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멀리플렉스 체인 중심의 가격 차등제와 특별관 운영을 근거로 든다.

멀티플렉스 체인 3사는 지난해 3월 CGV를 시작으로 4월 롯데시네마, 7월 메가박스가 가세, 시간대별·좌석별 티켓 가격의 차등을 두고 있다. 또 체인마다 다양한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관은 상영 시스템이나 제공 서비스에 따라서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특별관 이용은 3D 블록버스터 같은 영화 관람을 위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톱10 가운데 3D 블록버스터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닥터 스트레인지’ 두 편이다. 2015년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쥬라기 월드’ 네 편으로 지난해보다 편수나 관객수가 더 많았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 원인이 특별관 운영보다 가격 차등제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실제 평균 티켓값은 2016년 8032원으로 2015년 7895원보다 137원 올랐다.

이는 멀티플렉스 체인을 비롯해 극장업체의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봉편수도 극장 인프라도 늘었는데 관객수는 2억명에서 정체된 상태다. 가격 차등제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에서 티켓 가격 인상은 부담이 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관객의 선택 폭을 넓혀 영화 관람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가격 차등제를 실시했지만 관객들의 만족도는 크지 않고, 오히려 티켓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라는 시선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영화 관람료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저렴한 게 사실이고, 가격 인상이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만큼 차라리 현실적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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