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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평균 자책점 3.79로 나쁘지 않지만 그가 올 시즌 거둔 승리는 단 1승 뿐이다. 그 사이 6패나 당했다. 심리적으로 쫓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까진 그냥 운이 나빴다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넥센전서 양현종에게서 좋지 않은 플레이가 나왔다는 점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바로 보크가 그것이다.
양현종은 0-0이던 4회 선두 타자 김하성에게 안타를 맞은 뒤 견제를 하다 보크로 주자를 2루까지 보내줬다. 결국 이 실수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양현종은 도루를 잘 허용하지 않는 선수였다.
지난 해 184.1이닝을 던지는 동안 14개의 도루만 내줬다. 도루를 저지한 것은 46%나 됐다. 30%만 넘어도 훌륭한 도루 저지율이라고 한다. 양현종은 도루를 잘 막아내는 투수였다는 뜻이다. 그건 견제를 잘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의 양현종은 다르다. 78.1이닝을 던지는 동안 9개나 도루를 허용했다. 지난 해 허용 페이스를 훌쩍 넘어섰다. 막아낸 것은 3번 뿐이다. 저지율이 25%로 뚝 떨어졌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에이스가 승리 추가를 못하게 되면 팀이 전체적으로 위축된다. 도루 같은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에이스의 부진은 자칫 타선의 위축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양현종은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상대 발 야구에 대한 마음의 짐까지 짊어지게 된다면 적잖은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과연 위기의 양현종이 이중고를 넘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