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6월 SM타운 인 파리 공연에서의 소녀시대(위)와 최근 YG패밀리의 공연을 촉구하는 영국 런던 팬들의 플래시몹 시위 현장. |
|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유럽 내 K팝 열풍에 대한 여러 시선이 오가고 있다. 최근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촉구하는 유럽 팬들의 깜짝 시위가 잇따라 열렸음에도 실제 영국이나 프랑스 거리에서 K팝에 대한 열기를 체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K팝을 좋아하는 유럽 팬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 K팝 붐을 조성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추진에 들어가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통해 생긴 마니아층의 유럽 내 한류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하나의 사회문화 현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주영 한국문화원이 공개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이데일리 스타in이 가상 뉴스를 구성해 봤다. 물론 '희망 사항'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 ▲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공연 현장과 영국 애비로드를 방문한 샤이니를 환호하는 팬들(사진=SM엔터테인먼트) |
|
# 9월 중순 `템즈 페스티벌` = 축포가 터졌다. 1년에 딱 한 번, 영국 런던을 가장 들뜨게 하는 템즈 페스티벌 전야제 무대에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빅뱅과 투애니원(2NE1)이 올랐다. 이들은 각각 `롤리팝`, `파이어` 등 자신들의 히트곡을 한국 노랫말 그대로 불렀고 다양한 피부색의 유럽 현지 팬들은 하나가 돼 열광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수만 명의 댄서가 밤거리를 수놓는 템즈 페스티벌은 전 세계 관광객 100만 명이 몰리는 영국 최대 야외축제다. 유럽에선 아직 마니아층의 전유물인 K팝이 이 축제에서 보여준 저력은 `팝의 본고장` 영국을 긴장시켰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세계 언론은 다시 한번 K팝에 주목했다. 템즈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는 유럽 내 부는 한류 바람의 또 다른 신호탄이었다.
# 11월 초 `유나이티드 큐브` = 포미닛, 비스트,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합동공연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로 비틀스의 고향 리버풀(실제로는 런던과 조율 중)을 들끓게 했다. SM과 YG에 이어 패밀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큐브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과 다채로운 구성으로 유럽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국 가수로는 영국에서의 첫 유료 공연이기도 했다. 비틀스도 이곳 매튜 거리에 있는 캐번 클럽에서 처음으로 돈을 받고 공연을 시작했다. 1961년 첫 공연에서 5파운드를 받았던 비틀스는 2년 뒤 300파운드를 받았고, 이후 야망을 품고 고향을 떠난 그들은 세계를 사로잡은 그룹이 됐다. 물론 당시 그들의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 11월 말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 = 템즈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YG 가수들과 리버풀에서 공연을 열었던 큐브 가수들이 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에 초청받았다.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는 전쟁이나 왕족의 사망 등 이변이 없는 한 매년 1회 개최되는 세계적인 쇼다. 영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았던 공연, 아티스트, 뮤지션 20여 개 팀이 초청되며 티켓 가격만 한화로 70만원 정도다. 영국 귀족과 왕실이 직접 관람하는 이 쇼는 BBC를 통해 연방 10개국에 방영된다. 참가 자격 심사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지만 올해 K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덕분에 한국 가수들은 이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는 쇼 참가자들에게 초청비를 한 푼도 주지 않지만 아티스트나 공연단체라면 누구나 참가하기를 꿈꾸는 무대다.
# 12월 중순 `로열 앨버트 홀` 공연= 한국 가수들이 본격적인 영국 시장 점령에 나섰다.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미 티켓 파워를 입증한 소녀시대, 샤이니 등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부터 YG, JYP(2PM, 미쓰에이), 큐브, DSP(카라, 레인보우), 코어콘텐츠(티아라) 아이돌 그룹들이 총출동한다. 영국 최고의 음악당인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K팝 콘서트`를 통해서다. 로열 앨버트 홀은 클래식과 영국 팝 음악의 산실이자 최상의 음향 시스템과 원형 무대를 갖춘 극장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이 곳에서의 공연은 곧 영국에서의 주류 문화로 인정을 받는 것과 다름없다. 5000석 규모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K팝 콘서트는 티켓 예매 10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추가 공연을 요구하는 유럽 현지 팬들의 거리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 2012년 런던 올림픽과 영국 투어 = 로열 앨버트 홀에서의 공연은 K팝이 영국 주류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교두보가 됐다. 그곳에서 바로 2012년 7월 지구촌 축제 런던 올림픽이 열린다. K팝의 세계화를 위해선 이만한 무대도 없다. 한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 속에 K팝 가수들은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약 3만 명 규모의 야외 콘서트를 연뒤 영국 전국 투어에 돌입했다. 영국을 휩쓴 K팝 열풍은 곧 인근 국가들로 빠르게 확산됐다.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 독일, 스위스 등에서의 공연 요청이 쇄도해 각 기획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유럽 팬들은 자국 팝스타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춤과 노래, 비주얼이 돋보이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K팝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거듭나며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 음식, 한국 제품, 한국 관광산업까지 호황을 누리게 됐다.
▶ 관련기사 ◀
☞'K팝 붐` 시나리오, 국내 기획사 반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