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절치부심 우승을 노리곤 있지만 선두 SK와도 어느새 5.5게임차다. 특히 지난 6일 롯데전에서는 1회초 실책 3개를 포함,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추락하는 두산에 날개는 있다. 톱타자 이종욱이 복귀했기 때문이다.
붙박이 1번 이종욱이 24일 대전 한화전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뒤로 두산은 대체할만한 1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정수빈 카드, 정진호 카드, 고영민 카드 모두 힘을 쓰지 못했다.
본인이 더욱 안타까웠을 터였다. 자신을 대신해 뛰고 있는 루키 정진호가 타석에서 들어서자 안절부절 못했다. 삼진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며 그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그였다. 최근 이종욱을 만나 언제쯤 선발로 나설 수 있는지 물었다. "한 2달 걸릴거에요." 농담처럼 웃으며 말했다. 단순 타박상이라지만 아직 부상부위가 온전치 않음을 내비친 것이다. 분명 완전치 않았다. 손가락은 투수들뿐만 아니라 타자들에게도 민감한 부위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통증이 올린다. 하지만 6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출장했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 특히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으로 `종박`의 귀환을 알렸다.
7회말 코리와 대결에서는 볼카운트 2-2에서 4개 연속 커트로 파울 만들다가 9구째 공 받아쳐서 깨끗한 좌전 안타 만들어냈다.
그가 타석에서 던지게 한 공만 30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사실 손가락이 아프면 일찍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쳐서 살아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톱타자로서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2009 시즌, 턱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을 때도 예상보다 빨리 복귀해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왼손은 테이프로 감겨있고 "아파서 죽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던 때도 팀에 필요하면 대주자든 대타든 꾹 참고 뛰었다. `돌아온 종박` 이종욱의 부상투혼, 잠자는 두산을 깨울 수 있을까.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