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제작비 1.6배…흥행은 어떨까
‘한산’은 1592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 해전을 그린다. ‘한산’은 이순신 트릴로지(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로, ‘명량’ 이후 8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명량’ ‘한산’의 뒤를 이을 ‘노량:죽음의 바다’는 김윤석이 이순신을 연기하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명량’은 1597년 조선군이 12척 배로 왜군의 330척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 해전을 그린 영화로 19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1761만 관객을 모으며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다. ‘명량’의 1761만명은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한산’은 제작비 규모로는 ‘명량’을 넘어선다. ‘한산’의 제작비는 ‘명량’보다 1.6배 많은 312억원이다. 극장에서 600만명 이상을 모아야 손실을 면할 수 있다. ‘명량’의 속편인 데다가 시사회 후 쏟아진 호평으로 인해 ‘한산’의 개봉 첫날 스코어는 40만명(38만6185명)에 육박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한산’은 당항포 해전부터 한산 해전까지 약 한 달 간의 과정을 담는데, 초중반은 첩보 및 정보전으로 후반은 해전으로 펼쳐진다. 조선군과 왜군 사이에 상대의 병력과 전술을 탐색하기 위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정보전은 요즘 첩보 영화 못지않다. 이후에 51분간 펼쳐지는 압도적 규모의 해전은 이 영화의 백미다. 특히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등장해 완벽한 승리를 이끄는 학익진과 거북선은 승리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다만 명확한 고증이 없다 보니 제작진은 사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야만 했다. 김한민 감독은 “거북선의 경우 2층형, 3층형 등 다양한 학설이 있고 학익진에 대해서도 외줄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며 “현장을 둘러보며 어떻게 싸웠을지 나름의 개연성을 추론해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명량’과 달리 ‘한산’은 바다에 배 한 번 띄운 적 없이 해전을 구현해낸 사실이다. 이는 3000평 규모의 평창 올림픽 스케이트장을 개량해 VFX세트장으로 만드는 등 ‘명량’의 경험을 토대로 일군 기술적 성취다.
이순신 비교…불같은 최민식 vs 물같은 박해일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결의를 다졌던 ‘명량’의 이순신은 리더십 부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8년 만에 다시 소환돼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는 ‘한산’의 이순신이 영화 개봉 이후 지금의 현실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