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분간 펼치는 압도적 규모의 해양전투…'한산', '명량' 흥행 이을까

  • 등록 2022-07-28 오전 8:44:51

    수정 2022-07-28 오전 8:44:51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27일 개봉한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이 ‘범죄도시2’의 바통을 이어받을 천만영화 후보로 부상했다. 지난 19일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 때부터 호평이 쏟아지면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산’은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보유한 ‘명량’의 속편으로, 그 후광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명량’ 제작비 1.6배…흥행은 어떨까

‘한산’은 1592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 해전을 그린다. ‘한산’은 이순신 트릴로지(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로, ‘명량’ 이후 8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명량’ ‘한산’의 뒤를 이을 ‘노량:죽음의 바다’는 김윤석이 이순신을 연기하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명량’은 1597년 조선군이 12척 배로 왜군의 330척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 해전을 그린 영화로 19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1761만 관객을 모으며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다. ‘명량’의 1761만명은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한산’은 제작비 규모로는 ‘명량’을 넘어선다. ‘한산’의 제작비는 ‘명량’보다 1.6배 많은 312억원이다. 극장에서 600만명 이상을 모아야 손실을 면할 수 있다. ‘명량’의 속편인 데다가 시사회 후 쏟아진 호평으로 인해 ‘한산’의 개봉 첫날 스코어는 40만명(38만6185명)에 육박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승리의 역사…학익진·거북선 스크린 구현

‘한산’은 당항포 해전부터 한산 해전까지 약 한 달 간의 과정을 담는데, 초중반은 첩보 및 정보전으로 후반은 해전으로 펼쳐진다. 조선군과 왜군 사이에 상대의 병력과 전술을 탐색하기 위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정보전은 요즘 첩보 영화 못지않다. 이후에 51분간 펼쳐지는 압도적 규모의 해전은 이 영화의 백미다. 특히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등장해 완벽한 승리를 이끄는 학익진과 거북선은 승리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다만 명확한 고증이 없다 보니 제작진은 사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야만 했다. 김한민 감독은 “거북선의 경우 2층형, 3층형 등 다양한 학설이 있고 학익진에 대해서도 외줄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며 “현장을 둘러보며 어떻게 싸웠을지 나름의 개연성을 추론해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명량’과 달리 ‘한산’은 바다에 배 한 번 띄운 적 없이 해전을 구현해낸 사실이다. 이는 3000평 규모의 평창 올림픽 스케이트장을 개량해 VFX세트장으로 만드는 등 ‘명량’의 경험을 토대로 일군 기술적 성취다.

이순신 비교…불같은 최민식 vs 물같은 박해일

‘한산’의 또 다른 볼거리는 전국민이 알며 존경하는 성웅 이순신이다. 박해일이 ‘한산’에서, ‘명량’의 최민식에 이어 이순신을 연기했다. 최민식의 이순신이 용장(勇將·용렬한 장수)이었다면, 박해일의 이순신은 지장(智將·지혜로운 장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해일은 “‘명량’의 이순신이 뜨겁다면 ‘한산’의 이순신은 차갑다. ‘명량’의 이순신이 고독하다면 ‘한산’의 이순신은 동료에 의지한다”며 “최민식 선배의 이순신이 불같았다면, 나는 물처럼 섞여서 주변이 드러날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결의를 다졌던 ‘명량’의 이순신은 리더십 부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8년 만에 다시 소환돼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는 ‘한산’의 이순신이 영화 개봉 이후 지금의 현실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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