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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지난 12월 5일 발표된 빌보드 Hot100에 신곡 ‘MIC Drop’으로 28위로 진입했다. K팝 그룹의 이 차트 최고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이 차트에서 ‘DNA’로 67위에 랭크된 데 이어 2개월여 만에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DNA’가 타이틀곡인 앨범 ‘Love Yourself 承 ‘Her’’는 9월24일 빌보드 200차트 7위에 올랐다. 이 역시 K팝 그룹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Hot100 진입은 K팝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가수들에게는 언어와 트렌드의 차이 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세계 최대 음악시장 미국의 대표적인 차트가 빌보드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이 같은 차트 성적뿐 아니라 지난 5월 미국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받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공연을 펼치는 등 해외에서 K팝의 위상을 높였다.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글로벌 인지도 상승은 싸이가 지난 2012년 발매한 ‘강남스타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 당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 경제유발효과 및 문화적 가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강남스타일’의 인기 배경은 B급 퍼포먼스를 통한 유쾌함이 가장 컸다. 반면 방탄소년단은 K팝 스타일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인기 비결이다. 제2의 ‘강남스타일’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제2의 방탄소년단은 기대해 봄직하다는 관측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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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9명의 미모,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을 앞세운 음악과 퍼포먼스는 한동안 주춤했던 일본에서의 한류에도 새로운 물꼬를 텄다. 올해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화려하게 데뷔를 했다.
현지 첫 앨범과 첫 싱글 모두 일본레코드협회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최초의 한국 걸그룹이 됐다. 지난달 18일 발매한 첫 오리지널 싱글 ‘One More Time’은 첫날 9만4957장의 판매고로 일본 진출 한국 걸그룹 중 발매 당일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날마다 기록 행진을 했다. 일본 대표 연말 특집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도 한국 가수로는 6년 만에 출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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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부터 시작한 월간 윤종신이 2017년 12월호인 민서 ‘좋아’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월간 윤종신은 윤종신이 매달 한곡씩 신곡을 선보이는 음악 프로젝트다. 오랜 기간과 작품 수는 윤종신 본인의 노력이 얼마나 컸을지를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게 한다. 그 동안 끈기있게 쌓아온 노력이 올해 큰 열매를 맺었다. 아직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신예 민서가 부른 ‘좋아’가 각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좋아’는 윤종신에게 데뷔 28년 만에 음악방송 첫 1위를 안긴 ‘좋니’의 답가 형태다. ‘좋니’는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프로젝트 중 하나인 ‘리슨’을 통해 지난 6월 선보인 곡이다. 정해진 주기 없이 좋은 음악이 준비되면 바로 발매해 마케팅은 최소화하되 음악에 충실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운 음악 플랫폼이 ‘리슨’이다.
‘좋니’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의 ‘이별감성’을 담은 노래로 발매 후 2개월여 만에 차트 1위로 역주행했다. 윤종신에게 음악방송 첫 1위를 선사했다. 이어 여자 입장에서 ‘좋니’의 화자에게 답을 하는 ‘좋아’까지 차트 정상에 올려놓으며 작곡가, 프로듀서로서 윤종신이라는 이름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확인시켰다.
‘좋니’와 ‘좋아’의 차트 성적은 올해 대중음악 시장에서 불었던 발라드의 강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건이었다. ‘좋니’는 엑소, 워너원 등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들이 차트를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정상 등극을 했다. ‘좋니’에 앞서 헤이즈가 ‘걸그룹 대전’의 계절인 여름 차트를 발라드 ‘비도 오고 그래서’와 ‘널 너무 모르고’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평정했다. 아이유의 ‘밤편지’와 ‘팔레트’, 드라마 ‘도깨비’ OST로 에일리가 부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도 모두 발라드로 올해 연간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