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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EXID는 노래 ‘위아래’로 음원 차트와 가요 순위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에 대한 주위 반응을 이 같이 소개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상의 자리를 맛본 것이 마냥 즐겁고 ‘사재기’는 물어보는 쪽에서도 한낱 우스갯소리였으니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EXID는 “소속사 상황이 좋지 못했던 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데 나온 지 4개월여가 지난 음원의 사재기를 과연 했겠느냐”며 “소속사에서는 이번 히트로 직원들 월급이 무리 없이 나간다는 말까지 한다. 멤버들도 올해는 첫 정산금을 받을 것 같다”고 가슴을 부풀렸다.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진 거죠.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데 그 주인공이 저희가 될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벼랑 끝에서 일어난 반전이었다. EXID는 22개월의 휴식을 깨고 지난해 8월27일 ‘위아래’를 발표했다. 그룹의 존재를 대중이 잊어버렸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공백 기간이었다.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 정도 성과는 내자’고 목표를 세웠다. 3주 만에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 출연을 끝냈지만 케이블채널 활동을 이어갔고 기회가 닿는 대로 각종 행사무대에도 오르며 목표달성을 위해 매달렸다.
대중의 열광은 EXID가 ‘위아래’로 다시 방송 무대에 서게 만들었다. 다시 시작한 방송 활동에서 KBS2 ‘뮤직뱅크’와 SBS ‘인기가요’,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 등 순위 프로그램 1위에도 올랐다. EXID의 행보 하나하나가 가요계의 새로운 역사가 됐다.
2012년 데뷔 초기 멤버 교체의 홍역을 앓은 EXID에 새 멤버로 합류한 뒤 얼마 되지 않아 그룹 활동이 중단, 자책감까지 가졌던 솔지와 혜린은 “마음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첫 1위 발표 순간에는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도 모르고 “말도 안돼”라고 외쳤던 EXID는 이제 수상 소감도 여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이 쌓였다.
이제 거리를 지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매니저 없이 숙소 인근 쇼핑가를 지나갈 때는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한 일도 있었다. 그렇다고 오만해졌거나 거드름을 피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큰 성과는 다음 활동에 대한 부담을 키웠다.
EXID는 “‘위아래’의 열기가 남아 있을 때 신곡이 나와야 한다”며 “신곡 작업이 이제 막바지다. 2012년 8월 미니앨범 이후 계속해서 디지털 싱글로만 활동했는데 이제 음반을 사서 듣고 싶다는 팬들이 늘어서 미니앨범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목표는 단독 콘서트다. ‘위아래’는 그 시작점이고 처음 영상이 화제가 된 하니는 1번 타자라고 했다. EXID의 멤버는 모두 5명. 이제 2번에 이어 클린업 트리오가 타순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