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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과 정윤호는 영화 ‘국제시장’으로 윤제균 감독의 배우로 살았다. 황정민은 1950년대 부산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 치열하게 살았던 덕수로 열연했다. 정윤호는 그 시대를 풍미한 대표 트로트가수 남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난 이번 영화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인복이 많은지 알게 됐다”고 회상한 윤 감독은 황정민과 정윤호의 이름을 언급하며 두 손을 모았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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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댄싱퀸’을 제작했을 때 황정민과 친분을 맺었지만 감독과 배우로서 만난 건 처음이었다. 2012년 겨울이었다. 황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시나리오를 주고 싶다고. 어떤 이야기냐고 묻더라. 힘든 시절 치열하게 산 아버지가 주인공이라고 했다. 언제 촬영이냐고 물었고 내년 7월이라고 답했다. ‘내년 7월부터 시간 비우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때 전화 한통으로 끝이었다. 다시 생각해도 여전히 소름이 돋는다.”
“남진은 나훈아와 함께 그 시대를 주름잡은 아이콘이다. 관객에게 쉬어갈수 있는 시간,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앙드레김, 남진, 정주영과 같은 인물을 배치했다. 남진은 가수였기 때문에 일단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캐스팅을 원했다. 그분과 같은 전라도 출신에 연기 열정이 있는 가수를 찾았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정윤호를 추천하더라. 미팅을 했는데 30,40분 대화했나.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그렇고, 나를 인간적으로 사로잡았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없어졌고, 정말 괜찮은 청년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른 후보도 있었는데 정윤호를 가장 처음 만났고 그 자리에서 확정했다.”
△김윤진 그리고 오달수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젖어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답을 대신했던 오달수도 윤 감독이 얻은 ‘천군만마’였다.
“‘국제시장’은 내가 생각한 1순위 배우들이 모두 뭉쳐준 작품이다. 그들에게 감사하다.”
‘국제시장’은 윤제균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영화지만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련함이 묻은 작품이다. ‘해운대’, ‘퀵’, ‘7광구’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연출과 제작은 물론 ‘1번가의 기적’, ‘댄싱퀸’, ‘내 깡패같은 애인’ 등으로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이야기하는 데 탁월한 윤제균 감독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오는 17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