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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 두드러진 국내 예능·드라마 스타 PD의 중국 러시가 올해 그 성과를 본격적으로 수확할 전망이다. ‘쌀집 아저씨’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김영희 전 MBC PD는 지난 23일 후난위성TV를 통해 직접 연출한 ‘폭풍효자’를 첫 방송했다. 드라마 ‘풀하우스’의 표민수 PD, ‘파리의 연인’을 비롯한 ‘연인’ 시리즈와 ‘시크릿 가든’을 만든 신우철 PD도 올해 중국에서 신작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PD도 중국 시장에 진출, 현지에 제작사를 내고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장혁재·조효진 PD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국내에서는 ‘고급 인력’의 과도한 해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앞선다. 국내 시장을 겨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가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시장은 국내에선 포화 상태인데다 한정적이다. 제작 규모도 이에 맞춰 확장될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도 PD들의 중국 진출은 긍정적으로 봐야할 부분이 있다.
중국에서 향후 더 많은 한국 방송제작 인력에 욕심을 내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기존 한국 PD들의 중국 진출이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들의 기획력과 연출력은 이미 검증됐다. 이들이 만들어냈던 프로그램들이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영희 PD의 경우 MBC에서 기획, 연출한 ‘나는 가수다’의 포맷 수출로 중국에서 ‘나는 가수다’의 중국판을 연출, 현지에서도 스타 PD로 입지를 다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의 제작 기법과 정교한 연출력, 편집 노하우 등을 도입하기 위해 인력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관건은 앞서 중국에 진출한 PD들이 손에 받아들 성적표다. 프로그램이 정식 수출이 됐든 인터넷을 통해 현지에 진출했다가 인기를 얻었든 기존 성적만으로 향후 새롭게 선보일 프로그램의 성적을 낙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력만으로 담보할 수 없는 게 시청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 높은 완성도를 지녔더라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허사다.
‘폭풍효자’ 첫 방송을 앞두고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현지 취재진 200여명과 출연진의 팬들이 몰려들어 현지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폭풍효자’ 제작 관계자는 “중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발표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연예인들의 스케줄도 제각각인 데다 지역도 넓기 때문에 한자리에 모이는 게 쉽지 않다”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후난위성TV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폭풍효자’는 연예인 자녀가 부모의 고향 또는 본인이 태어나서 성장한 집에서 부모 중 한명과 함께 지내는 5박6일을 기록한 프로그램이다. ‘효(孝)’를 기반으로 한 가족애가 소재다. 안젤라 베이비와 결혼해 지난해 화제를 모은 황샤오밍을 비롯해 쩡솽, 뚜춘, 빠오뻬이얼, 천챠오언, 차오거 등 6명의 스타가 출연했다. 12회 방송의 출연료로만 수백억원에 이를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다.
캐스팅을 가능하게 한 배경엔 ‘효’라는 소재의 힘이 있었다. “출연진을 캐스팅할 때 ‘당신의 부모님을 위해서’라고 설득했다”는 김영희 PD의 말대로 출연진의 정서가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아떨어졌다. 출연진뿐 아니라 현지 시청자에게도 ‘폭풍효자’의 소재는 공감과 몰입을 높인 요소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적합한 소재, 탄탄한 출연진에 노하우가 깊은 한국 제작진까지 더해진 콘텐츠는 단연 중국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 관심은 제작비 규모로 직결된다. 각 작품의 정확한 제작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출연진이 뭉쳤으니 그것만 따져도 수백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희 PD는 ‘폭풍효자’ 제작비에 대해 “국내 지상파 한 방송사 예능국의 1년 총 제작비와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PPL(방송간접광고)의 제한이 없고 광고, 협찬과 해외 수출 등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예능프로그램 한 작품의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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