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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은 윤제균 감독이 하늘에 있는 아버지를 위해 만든 영화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그 역시 아들들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 못 듣는 아버지다. 그래서인지 ‘국제시장’은 윤 감독의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내가 그랬듯, 우리 모두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국제시장’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사(私)적인 영화인 셈이다.
“모든 아버지가 그렇지 않나. 평생 당신의 인생 없이 가족을 위해 몸을 던지는 분이다. 1950년대 그 시절, 현대사를 공유하는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고생하셨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건네기 위한 영화다. 정말 잘 만들고 싶었다.”
‘국제시장’은 배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등이 주연했다. 1950년대 부산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청년에서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늙어간 덕수(황정민 분)를 중심으로 반(半) 백 년 넘는 소소한 역사가 담겼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을 허투루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같은 시대 사람은 물론 현재를 사는 부모 세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욱 긴장해서 만들었다. 50대의 황정민을 청년으로, 할아버지로 만든 특수 효과 외엔 이렇다 할 컴퓨터 그래픽(CG)이 사용되지 않았을 것 같지만 ‘국제시장’은 부산 앞바다의 거대한 쓰나미를 재현한 전작 ‘해운대’보다도 섬세한 CG가 요구됐다.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은 있고, 그 시대를 재현할 공간은 없었다. 그들을 절대 실망 시키고 싶지 않았다. 지진해일이 나오는 영화 ‘해운대’보다 CG가 많다. ‘국제시장’은 CG로 만든 장면이 1000커트가 넘었다. 고증을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살려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유성희 미술감독과 함께 온갖 소품과 촬영 세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돌아보면 참 치열한 작업이었다.”
“흥행은 하늘만 알고 있더라. ‘국제시장’은 스코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은 작품이다. 다만 규모와 달리 평단의 엇갈린 목소리를 들었던 ‘해운대’와 달랐으면 좋겠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이 영화를 보라. 그리고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라.”
‘국제시장’은 오는 17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