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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는 대중에게만 전달되지 않았다. ‘밀회’의 어느 한곳에라도 함께 참여하고 싶은 수많은 배우들이 존재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안판석 PD와 마주해 대화를 나누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배우 경수진도 ‘밀회’의 ‘선재 바라기’였던 박다미 역할을 만날 수 있었다.
KBS2 ‘적도의 남자’에서 이보영의 아역으로 시작해 KBS2 ‘상어’에서 손예진의 아역으로 활동을 잇고, KBS2 TV소설 ‘은희’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을 꿰찼던 경수진. 어찌보면 트렌드의 끝을 보여주는 미니시리즈 시장에서 경수진은 여전한 ‘신예’의 입지에 놓여있었다.
‘내가 어떻게 감히 ‘밀회’ 같은 작품에 임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무렵 경수진은 엄마와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여행 속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 운명과도 같은 전화 한통을 받았다.
“‘밀회’ 미팅을 봐야한다는 연락이었어요. 엄마도 기뻐하셨죠. 당장 서울로 가자고 하셨어요.(웃음) 여행을 중간에 멈추고 감독님을 뵀습니다.”
“그냥, 대화했어요. 경수진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다미랑 얼마나 근적한 생활을 했었는지, 입고 온 옷도 쓱 보시면서 어디서 샀냐 여쭤보시기도 하고요.”
그렇게 짧은 듯 긴 대화를 마치고 경수진은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미팅 장소를 돌아 나왔다. 차를 타고 조금 이동했을까, 다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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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감독님이 ‘너가 정말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는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었던것 같아요. 밥을 먹을 때도 반찬에 국그릇에 밥그릇에 손을 옮기는 모습에도 리얼리티가 배었고, 물 마시는 것 하나 조차도 그랬고요. 얽매이지 말라셨고, 디테일한 생활 연기를 강조하셨어요.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신 감독님이 정말 감사할 뿐이에요.”
현실인지 꿈인지도 모를 정도로 행복했던 ‘밀회’. 밝고 당찬 자신을 닮은 캐릭터를 만나 드디어 제 옷을 입은 듯 연기하는 재미도 알게 됐다. 김희애라는 선배와 함께여서 그저 행복했고, 이들의 연기 시너지를 눈으로 볼 수 있어 감동이었다.
“‘밀회’는 정말 마술같은 드라마였어요. 사회적으로 좋지 않게 볼 수 있는 불륜이라는 소재도 이야기로 정당화시켰고, 그걸 연기로 표현해내셨고요. 저 역시 다미라는 인물이 변하는 과정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끼면서 연기했던 게 새로웠어요. 앞으로 더 경수진 다운, 더욱 저 다운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집중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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