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스포츠 이벤트' 어떻게 넘겨야 하나…가요계 고심

  • 등록 2014-02-01 오전 8:30:00

    수정 2014-02-01 오전 8:30:00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하루하루’로 장기간 차트 1위를 지킨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에 발매한 ‘잔소리’로 본격 스타덤에 오른 아이유.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2014년 연이어 열리는 빅 스포츠 이벤트로 인해 K팝 스타들의 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K팝 열풍을 타고 기획사들이 최근 몇 년간 아이돌 그룹들을 잇따라 데뷔시켜 가수들의 수가 증가, 가요계는 이미 1년 365일 내내 전쟁터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다른 가수들과 맞닥뜨리지 않고 신곡을 발표할 수 없을 정도지만 경쟁이 덜한 시기를 저울질하려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올해는 2월7일 개막하는 소치 동계올림픽과 6~7월 치러지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 게임 등 빅 스포츠 이벤트가 3개나 예정돼 있다. 가수들의 신곡 홍보를 위한 주요 창구인 방송사 가요프로그램의 결방 등으로 음악 시장에도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기획사 관계자들의 머리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음원 사이트 A사에 따르면 빅 스포츠 이벤트 기간 음원 매출은 평소와 비교해 5% 정도 감소한다. 감소폭이 크지는 않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음원의 대박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이 소속사인 이승호 FNC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빅 스포츠 이벤트 기간에는 아무래도 대중의 시선이 스포츠에 쏠려있어 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중가요가 히트하더라도 화제성이 평소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1년 중 3개월을 배제해 3개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수들이 짧게는 2~3개월에 한 번씩 신곡을 발표하고 컴백하는 현재 가요계 상황에서 겨울과 여름, 가을에 각각 열리는 3개 스포츠 이벤트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피해 신곡 발매 시기를 잡는다면 다른 가수들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다른 가수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스포츠와 맞대결이 차라리 수월할 수도 있다. 스포츠 이벤트 기간 음원 발매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룹 빅뱅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하루 뒤인 8월8일 미니앨범 ‘스탠드업’을 발표해 타이틀곡 ‘하루하루’로 한 음악 사이트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기간은 물론 올림픽이 끝나고 3주 후까지도 주간차트 1위를 유지했다. 아이유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노래 ‘잔소리’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에 발매됐다.

그룹 B.A.P가 오는 2월3일 정규 1집을 발매하는 등 일부는 빅 스포츠 이벤트를 상대로 정면돌파에 나선다. 빅뱅, 아이유의 신화 재현을 노리는 셈이다.

응원가 분위기의 노래를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는 가수들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오 필승 코리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YB가 롤모델이다. 걸그룹 베스티 소속사 방윤태 YNB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상황에서 응원가로 대중의 호응을 얻는다면 올 한해 내내 롱런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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