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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은 KBS2 수목 미니시리즈 ‘비밀’에서 현실과 타협하고 사랑을 계산하는 검사 안도훈 역으로 열연을 보여주고 있다. 17일 방송된 ‘비밀’ 8회에서는 비밀을 향해 다가가는 조민혁(지성 분)과 그의 오래된 계획을 알아차린 안도훈(배수빈 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극중 도훈은 민혁과 함께 파티에 등장한 유정(황정음 분)에게 “시키면 몸이라도 팔래”라는 막말로 그를 수치스럽게 하는가 하면, 반쯤 벗겨진 드레스 사이로 커다란 어깨 흉터가 드러나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 유정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요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강지처’처럼 그의 앞날을 응원하고 스스로를 희생한 유정에게 도훈이 해선 안되는 행동들이었다.
관계자는 “이는 마치 암세포처럼 도시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이자 인간이 가진 가장 악한 모습의 집대성이라 불리는 조커 히스레저를 연상케 한다”며 “패턴이 뻔히 보이는 악역이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절대 악을 연기했던 히스레저와 달리 배수빈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연민’이라는 키워드를 덧붙여 ‘안도훈’ 캐릭터에 살을 더했다”고 밝혔다.
배수빈은 스스로 정의롭지 못하면서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하고, 사랑을 배신했으면서 또 다른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이중적인 위치에 놓인 캐릭터다. 때문에 자신의 뺑소니 사고에 대한 증거가 남지 않았을까 전전긍긍 하는 와중에도 민혁에게 “나는 당신과 다르다. 나는 살얼음판을 걸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은 아버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독기를 내뿜는 신이 시청자들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 세연(이다희 분)에게 민혁과의 정략 결혼을 언급하며 “세연씨가 원해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디까지나 윗분들 거래 아니냐”며 “나는 상관 없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세연 씨가 다치는 일은 없게 하겠다”라며 그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끄집어내는 도훈의 모습 또한 독한 캐릭터의 면모를 드러냈다.
‘비밀’은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독한 정통 멜로다. 이날 전국시청률 15.3%의 자체최고기록을 갱신하며 수목극 1위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