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3` 박장현 "이승철 포옹 울컥..행복했다"(인터뷰)

  • 등록 2011-09-28 오전 8:00:37

    수정 2011-09-28 오후 1:56:11

▲ Mnet `슈퍼스타K3` 박장현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노래를 아주 잘한다. 다른 대회 나가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실력이다." `라이브 황제` 이승철의 극찬을 받은 사내. 박장현(23)이 Mnet `슈퍼스타K3` 대전 예선에서 노래를 부르자 오디션장의 공기는 달라졌다. 그가 부른 포맨의 `후회한다`는 절창(絶唱)이었다. 때문에 박장현의 `슈퍼스타K3` 본선 탈락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박장현을 추가 합격시켜달라." 상당수 네티즌은 예리밴드의 경연 자진 하차 선언 후 박장현의 대체 출연을 요구할 정도로 뜨겁게 그를 추억했다.

"집에서 계속 연습하고 있다." `슈퍼스타K3`를 생각보다 일찍 떠난 박장현을 27일 오후 신사동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승철 선생님을 제대로 만족시켜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많이 자책했지만, 분명히 나는 부족했다." 시련은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법. 박장현은 `슈퍼스타K3` 탈락의 상처를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슈퍼스타K3` 이전에는)노래하는 게 힘들었다. 사람들의 열정을 아무데서나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죽어가던 사람이 한 발짝 다시 걸어가는 느낌이다." 박장현의 눈이 촉촉이 젖었다.

-`슈퍼스타K3` 출연 후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많이들 알아봐 주신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이랑 싸우기도 했다. 초등학생이 나를 보고 `야, 쟤 봐 봐 박장현이랑 완전히 닮았어`라고 하기에 `내가 네 친구는 아니지?`라고 했다. (웃음)

-기획사 러브콜이 많았을 것 같다 ▲나에게 직접 적으로 온 것은 아직 없다. 방송사 쪽으로는 적잖이 왔다고는 하던데. 기다리고 있다.

-본선인 `슈퍼위크` 탈락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내가 부족한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결과로 나온 것 같아 속상했다. 보컬리스트로서 무대를 휘어잡지 못해 자책도 많이 했다.
▲ 박장현
"신지수 당연한 결정..털털해" -신지수와 조별 미션 팀 나눌 때 갈등은 없었나 ▲없었다. 밖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조 나눌 때 다 같이 얘기해 결정한 거다. 그리고 지수가 `3초 안에 정해` `오빠 빨리 정해`라고 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들 인생 걸고 와 절박했고. 지수는 알고 보면 털털한 친구다. 그래서 실제로도 친했다.

-기대주였다. 본선에서 떨어질 거란 생각을 못했을 거 같은데 ▲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솔직히 불안했다.

"바뀐 곡 적응 못해 가사 잊어" -왜 탈락했다고 보나, 팀 미션에서 가사를 잊어버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사실 잘 모르는 노래였다. 씨스타의 `마 보이`란 곡을 골랐지만 앞서 걱정이 많았다. `뻔한 걸 보여줘 안전하게 가나`와 `새로운 걸 들려 드려야 하나` 사이에서 망설이다 `마 보이`를 택한 거다. 마침내 휴대전화 벨소리가 `마 보이`였기도 했고 이건율과 친해 택한 면도 없진 않지만.(웃음)

변명하자면 연습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리고 연습했던 곡과 바뀐 것도 있었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됐다. 그래서 불안했고 방송에 그 표정이 그대로 나왔더라. 무대에 서기 전 연주자분 얼굴 보고 고개로 까딱하면 예비박 주고 들어가기로 했는데 피아노 날개에 가려 연주자 분 얼굴이 안 보였다. 생각지 못한 장애물이었다. 그래서 박자를 놓쳐 가사도 잊었다. 내가 탈락할 운명이었다고 본다.

-보컬리스트로서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 노래도 부족하지만 스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분들도 "노래만 잘한다고 해서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정말 공감한다.

"이승철 선생님 만족시켜드리고 싶었다" -이승철이 극찬했는데도 떨어졌다. 이승철이 패자부활전에서 안아주며 탈락을 알려줘 기분이 묘했을 것 같다 ▲눈물 날 뻔했다. `거위의 꿈` 부르는데 옆에서 다 울고 있었는데 마치 절규 같기도 했다. 예선 때 너무 울어서 `절대 울지 말자`란 생각으로 나를 다잡아 간신히 눈물은 안 흘렸다. 그래서 방송에서 `오늘은 울지 않습니다`라고 한 거다. 그런데 이승철 선생님이 안아주셨을 때는 정말 울컥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정받고 싶었고 또 내 노래로 만족시켜드리고 싶은 바람도 있었는데 이제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컸다.
▲ 박장현(사진 맨 오른쪽)
-이승철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었다. 방송에서 이승철 선생님이 `인연`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걸 봤는데 정말 어린 나이에도 소름이 끼쳤다. 그런 분이 나를 칭찬해줘 감사했고 정말 남달랐다. "`슈퍼스타K3` 힘들지만 행복..열정을 아무데서나 느낄 수 없다" -`슈퍼위크`를 하고 나서 느낀 점은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일단 행복했다. 잠 못 자고 그런 건 있지만 사람 열정을 아무 데서나 느낄 수가 있는 게 아니다. 정말 `슈퍼위크`에 나온 사람들은 열정만은 대단했다. 사람마다 아우라(Aura)가 느껴졌다. 그 속에 같이 노래를 부르고 준비했는데 얼마나 행복했겠나.

"노래 부르는게 힘겨웠는데 설렘이 생겼다" -박정현에게 `슈퍼스타K3`는 어떤 의미인가 ▲난 부족하게 살아왔고 내 자체도 부족한 사람이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남들 앞에 서는 걸 꺼려했다. 노래하는 게 힘겨웠다랄까. 남들에게 평가받는 것에 대한 울렁증도 있다. 노래하면서 내 마음을 숨기려고 하는 면도 있다. 노래하다 나를 펼쳐야 하는 데 어느 순간 나를 닫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한동안 웃지도 못했고. 그러다 `슈퍼스타K3`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노래 부르면서 설렘도 생겼고 행복함이나 흥분이란 격한 감정도 맛보게 됐다. `마 보이` 실수 할 때는 쿵 하고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간신히 마무리는 했다. 그때 행복했다. 무너질 뻔했는데 이겨냈다는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죽어가던 사람이 한 발짝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노래하는 게 힘들었나. 아픈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문제라 말하기는 좀 불편하다. 양해 부탁한다.

-언제부터 가수를 꿈꿨나 ▲정말 어렸을 때부터였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어린 시절부터랄까.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수가 내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날 잘 보듬어줄 수 있는 기획사 가고파" -가고 싶은 기획사는 ▲은근 사람을 많이 가린다. 상처받은 게 있어 더 그렇고. 그래서 나를 좀 잘 보듬어 주고 아껴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허각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다. 허각이 뭐라고 격려해주던가 ▲아쉽다고 위로해줬다.

-누가 우승할 것 같나 ▲다들 필살기를 숨겨두고 있는 것 같다. 예측하기 어렵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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