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대항마가 없다", '스파이더맨 3' 대박 영화계 우울

  • 등록 2007-05-07 오후 12:17:32

    수정 2007-05-07 오후 12:22:25

▲ 영화 '스파이더맨 3'의 한 장면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침체에 빠져 있던 한국 영화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1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3’는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2위인 ‘아들’보다 10배가량 많은 155만 5,80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위에 올랐다.
 
전국 816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스파이더맨 3’의 점유율은 무려 67.2%. 이 때문에 영화계 일각에서는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정책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은 7일 “극장사업자에게 관객이 한 두 명 밖에 안 드는 영화를 상영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결국 국가의 문화 정책으로 관객이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보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영화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 스크린 쿼터였는데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가 절반으로 줄어 극장 입장에서는 못 할 게 없어졌다”면서 “'영화를 잘 만들면 되지 않나’라는 말이 있는데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돼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없는 환경으로 내몰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춘연 이사장은 또 “한국영화 전용관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지금 그걸 누가 하려고 하겠나”며 “결국 국가의 문화 정책이 만들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답답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올 극장가는 ‘스파이더맨 3’을 선두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2, 3주 간격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 영화로는 ‘황진이’ ‘화려한 휴가’ ‘밀양’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해 ‘괴물’처럼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줄 강력한 대항마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6월 개봉을 앞둔 ‘황진이’의 제작사 씨네2000의 대표이기도 한 이춘연 이사장은 이에 대해 “올 해 제작하거나 개봉되는 영화 편수가 줄어 영화계 전체가 더 긴장하고 잘 해보려고 애쓰고 있다”며 “제작비도 절감하고 알차고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어 (할리우드 영화들에) 맞대응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스파이더맨 3’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3억 7,5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려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가 세운 2억 5,400만 달러 기록을 넘어서는 등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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