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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는 장유빈으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즌이었다. 장유빈은 프로로 데뷔하기만 하면 스타가 될 재목임을 보여주는 최우량주였다. 지난해 아마추어 국가대표 신분으로 KPGA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했고 그해 10월 임성재(26), 김시우(29), 조우영(23)과 함께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아시안게임 직후 프로로 전향한 장유빈은 올해 본격적으로 KPGA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대부분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첫 우승은 7월 군산CC 오픈에서 처음 나왔지만, 개막전부터 11차례 대회에서 톱10에 7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우승을 놓쳐도 그는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군산CC 오픈 직전에 열린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 최종일 5타 차를 허인회에게 따라 잡히며 역전 우승을 내주고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은 장유빈은 바로 다음 대회인 군산CC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0월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시즌 2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개인 타이틀 싹쓸이의 기틀을 마련했다. KPGA 투어 사상 최초로 상금 10억원 시대를 연 장유빈은 시즌 폐막을 1개 대회 앞둔 지난 3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제네시스 대상(8002.29점)을 확정했다. 또 10일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공동 2위로 마치면서 상금 순위 1위(11억 2904만원)와 최저 타수상(덕춘상·69.4085타)까지 차지, 주요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키 184cm, 체중 80kg으로 건장한 체격인 장유빈은 호쾌한 장타가 장기다. 그동안 KPGA 투어에서 장타왕에 오른 선수가 투어를 평정하는 일은 없었지만, 장유빈은 편견을 깼다. 그는 그린 적중률 6위(75.43%)에 오를 정도로 아이언 샷도 정확하고 그린을 놓쳤을 때 이를 회복하는 리커버리율 19위(60.19%), 벙커 세이브율 8위(72.52%)에 오를 정도로 쇼트게임에도 능하다. 장타자가 가지는 단점을 그린 주위 플레이로 커버하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뜻이다. 짧은 퍼트 실수가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지만 그린에 올라갔을 때 평균 퍼트는 6위(1.7개)일 정도로 집중력도 뛰어나다.
장유빈의 활약은 KPGA 투어에 ‘모처럼 스타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제 장유빈의 시선은 미국으로 향한다.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가 되면서 오는 12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5위 안에 들면 내년 PGA 투어로 직행한다. 5위 밖으로 밀려도 순위에 따라 콘페리투어(2부)에서 활동할 수 있다. 또 유럽 DP 월드투어 1년 출전권과 내년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 자격도 따냈다.
장유빈은 “Q스쿨에서 떨어진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플랜B는 없다. 내년엔 미국에서 뵙겠다”고 말하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 그러면서 “올해 사실상 루키 시즌이었는데 목표했던 제네시스 대상을 받아 저에게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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