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차기작? 남편따라 홍콩가기 전에 연락주셨으면" [인터뷰]④

  • 등록 2020-12-12 오전 9:48:25

    수정 2020-12-12 오전 9:48:25

김정은(사진=소속사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남편 따라 홍콩에 갈 수도 있다. 연락 주실 분들은 미리 연락을 달라.”

배우 김정은이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MBN ‘나의 위험한 아내’ 종영 기념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정은은 차기작 러브콜을 14일 전에 달라고 당부하며 “난 격리가 필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정은은 결혼 후 남편과 홍콩에서 거주 중이다.

김정은은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혼이라는 생활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부 잔혹극’을 표방하는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에서 지성과 미모, 착한 심성, 재력까지 갖춘 심재경 역을 맡았다. 지난 2017년 방송된 OCN ‘듀얼’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 극장에 컴백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김정은은 이번 드라마가 가족,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연기를 하며 결혼, 부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밝히며 “결혼 전에도 남편이 있는 역할을 한 적이 있다. 근데 그때와 지금은 좀 다른 것 같다”며 “부부와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던 드라마라, 실제 결혼 5년차로서 촬영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더더욱 남편이 그리웠고 옆에 없어 보니 더 소중함을 알게 해줬던 교훈도 얻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부부는 가장 가깝고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치부해 버리기 쉬운 관계인 것 같다. 하지만 서로의 배우자에 대해 내가 너무나 그를, 혹은 그녀를 잘 안다고 쉽게 치부해 버리는 순간 깨어지기 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결혼도 약속이고 계약이라는 것에 매우 동의한다”고 전했다.

물론 처음엔 불타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약속과 계약임이 분명하지만 설렘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절대 영원하지 않다며 “대신 더 훌륭한 감정들이 그 자리를 메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음, 의리, 존경, 지지, 서로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될 수 있고, 결혼 생활은 그런 점을 서로 존중하며 잘 지켜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드라마를 촬영하며 느낀 것을 털어놨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홍콩에 거주 중인 남편과 장거리 부부생활을 한 김정은은 “물론 나도 말만 번지르르 하지만, 드라마 찍을 동안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남편의 존재가 더 크게 느껴졌었고 소중했다. 기혼자 입장에서 이런 점들을 실제로 공감하며 아내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의 위험한 아내’는 급 해피엔딩을 맞아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김정은은 “경쾌하고 재미있고 또한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재경이는 은혜와 여러 사람들에게, ‘넌 남편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결혼이라는 계약을 지키고 싶은 거잖아’라며 늘 공격받는다. 근데 결혼을 지키고 싶은 게 왜 마치 속물처럼 공격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럼 재경이는 당장 이혼을 해야 맞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 드라마는 처음부터 남자들을 응징(?)하고 한 대 때려주는 재경의 화려한 복수극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등장한 남편의 외도와 불륜 등등을 미화 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김정은은 “그러나 그것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복수를 위한 매우 폭력적이고 과장된 설정이었고, 또한 우리 드라마는 부부간에 용서에 대한 서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내가 결혼을 안 했다면 재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을까? 나도 결혼 5년 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인간의 점점 늘어나는 수명을 고려했을 때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해라’하는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라고 물었다.

김정은은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가슴 뛰는 설렘은 오래 지속되는 힘이 없고 점점 다른 형태의 감정들이 부부 사이에 존재하게 된다. 그것이 의리든 존경이든 동지애든”이라며 “수많은 인간관계 중 가장 은밀하고 가까우면서도 가장 어렵고 깨지기 쉬운,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결혼이라는 제도는 그만큼 지키고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에 지켜냈을 때의 더 큰 값어치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또한 “오히려 요즘같이 쉽게 이혼하는 시대에, 결혼이라는 약속을 서로 지켜가려고 노력하는 미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기혼자로서 많이 든다. 마지막에 재경이가 놓은 160억이라는 덫에 오히려 남편인 윤철이 본인의 의지로, 그러나 마음을 졸이며, 하지만 옴짝달싹 못하게 살게 되는, ‘뛰는 남편 위에 나는 아내가 있다’라는 우리 드라마의 미덕을 아주 경쾌하게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 주부들, 여자들이라면 사이다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고 결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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