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별 "끊임없이 잔상 남기는 뮤지션 되고파" [인터뷰]

첫 미니앨범 '방백' 발표
직접 작사·작곡한 5곡 담아
"롤모델은 자우림 김윤아"
  • 등록 2020-10-02 오전 9:00:00

    수정 2020-10-02 오전 9: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노래들로 앨범을 채웠어요. 그런만큼 결국 저의 생각을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마치 연극의 ‘방백’ 처럼요.”

데뷔 후 첫 미니앨범 ‘방백’을 낸 싱어송라이터 소낙별(SoNakByul, 본명 김현진)의 말이다. ‘방백’은 꿈을 이룬 한 소녀가 겪고 있는 현실의 불안감을 표현한 타이틀곡인 ‘방백’을 비롯해 ‘흑백나라의 앨리스’, ‘저울’, ‘별무리’, ‘히치하이커’ 등 총 5곡이 담긴 앨범이다. 2017년 활동을 시작해 차근차근 디스코 그라피를 쌓아 온 소낙별은 이번 앨범의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해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방백’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냈어요. 저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곡들을 엮은 앨범이지만, 이 앨범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어요.”

다음은 소낙별과의 일문일답.

-활동명이 소낙별인 이유가 궁금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서 별똥별을 봤고, 그때 나중에 데뷔를 하게되면 소낙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는 ‘가요계에 떨어지는 별 싱어송라이터 소낙별입니다’를 인사 멘트로 활용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나.

△그렇다. 가수 김호중 님의 모교인 김천예고를 나왔고, 김호중 님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수용 선생님께서 저를 발탁해주셨다. 중학교 때 학교 홍보차 제가 다니는 학교에 방문하셨는데 제가 절대음감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보시고는 꼭 김천예고로 오라고 하셨었다. (미소).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예고 진학을 반대하셔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인데, 서수용 선생님 덕분에 예고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던 기억이 난다.

-예고 진학을 왜 반대하셨나.

△사실 원래는 외고 진학을 준비했었다. 전교에서 1,2등을 했을 정도로 성적이 좋았어서 주위에선 제가 외고에 가길 바라셨다. 하지만 전 7살 때부터 노래를 하고 싶었고, 중학교 땐 밴드부를 직접 결성해서 학교 축제 무대에 서기도 했었다. 음악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여러 시련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덕분에 이렇게 미니앨범까지 발매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미니앨범 발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지만 본격적으로 뮤지션의 삶을 산 건 스무살 때부터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방백’에는 스무살 때부터 스물셋인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곡들을 넣었다.

-총 5곡이 담긴 앨범이다. 각 트랙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1번 트랙 ‘흑백나라의 앨리스’의 경우 스무살이 되어 서울에 온 뒤에 겪은 감정을 풀어낸 곡이다. 전 항상 촌에서 살았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대구 경산, 경북 영천과 김천 등을 거쳤다. 자연에서 뛰놀다가 갑작스럽게 서울에 떨어진 이후 삭막함을 느꼈다. 1번 트랙은 ‘서울은 회샛빛의 사회구나’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었다.

-2번트랙 ‘저울’은 어떤 곡인가.

△어느덧 서울에 적응하고 난 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리고 제 과거를 돌아보면서 쓴 곡이다. 어떻게 보면 셀프 디스 곡이기도 하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데, 본인만 힘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울’은 어리석은 사람에 대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방백’ 앨범 커버
-3번트랙은 타이틀곡 ‘방백’이다.

△스물 한 살 때 쓴 곡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더 와닿는 곡이다. ‘음악을 하겠다’고 다짐했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되내어보며 쓴 곡이다. ‘너는 커서 뭐가되고 싶냐’고 물으면 ‘난 노래할래’ 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점점 현실에 치이고 절망하게 되더라. 고등학교 때는 처음으로 내가 노래를 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제대로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보컬 꼴등이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걸 잘하는 걸로 바꾸는 건 많은 인내와 고통이 필요하구나 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노력 끝에 1등으로 성적을 올린 뒤 무사히 졸업을 하고 가수 활동을 시작하고 난 뒤엔 뜨는 게 어렵다는 걸 절실히 깨닫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방백’은 두려움과 채찍질에 관한 노래가 아닐까 한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노력하고 있는 저를 다룬 곡인데, 자신을 채찍질하는 분들이 듣는다면 공감하실 것 같아서 타이틀로 정했다.

-4번트랙 ‘별무리’는 어떤 곡인가.

△사실 ‘별무리’는 스스로 지은 팬덤명이다. 이 곡을 쓰기 위해 지어버렸다. (미소). 별무리는 별자리의 다른 이름인데, 소낙별을 좋아해주시는 무리이자 제가 있어야 할 자리이기도 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 쉽게 잘 우울해지기는 편이고, 유년시절이나 학창시절이 밝지 않았다. 언제나 제 머리맡에는 구름만 떠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덕분에 구름이 걷혔다. 처음엔 그게 낯설었고, 왜 나같은 걸 좋아하나 싶었지만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벅참과 감사함을 느꼈다. ‘별무리’에는 제 하늘을 밝혀줘서 감사하고 언제나 머리맡에 떠있을 당신들을 위해 노래하겠다는 메시지를 넣었다.

-팬들은 어떤 점 때문에 소낙별이 좋다고 하나.

△아무래도 가사가 아닐까 한다. 전 노래를 만들 때 메시지를 중요시한다. 가사를 통해 듣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거다. 책처럼 마음에 남고 존재하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렇다보니 가사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음색이다. 흔치 않은 목소리라서인지 귀에 잘 들어온다는 반응이 많더라.

-앨범의 마지막곡 ‘히치하이커’도 소개해달라.

△딱 들었을 때 엔딩곡 느낌이란 곡이 들어서 엔딩곡으로 사용했다. 어느 날 수많은 차들이 오고가는 도로 중간에 있는 버스정류장이 외로워보여서 쓰게 된 곡이다.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또 작별하게 되지 않나. 수많은 사람 중 같이 걸어갈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슬픔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함께할 사람을 찾는 히치하이커라는 내용을 담은 곡을 만들어봤다.

-‘방백’이 어떤 앨범으로 남았으면 하나.

△저의 이야기로 시작된 앨범이지만, 여러분의 음악으로 남는 앨범이었으면 한다. 결국 음악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제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끝내는 여러분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닿았으면 하고 여러분이 노래의 끝을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앨범의 목표 성적은.

△과감히 ‘차트 인’이라고 하고 싶지만 아직 ‘차트 인’을 할 짬은 안 되는 것 같다. 지금 유튜브 구독자가 2900명 정도인데 3000명을 찍는 걸 목표로 잡겠다.

-향후 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쏜애플이다. 데뷔하셨을 때부터 팬이라서 협업을 통해 ‘10년 덕질’의 결실을 맺고 싶다. (미소). 아, 이번에 쏜애플 님들과 ‘미니멀라이프페스티벌’ 라인업에 함께 오르게 돼 너무 설렌다. 공연날이 겹치진 않지만, 꼭 무대를 보러가려고 한다.

-롤모델도 궁금하다.

△자우림 김윤아 님이다. 학창시절 내내 ‘왕따’로 지냈는데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낙화’란 곡을 듣고 자우림 음악에 꽂혔다. 그 노래를 듣고 살아서 이겨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을 정도다. 선배님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과 이야기꾼 같은 면모를 닮고 싶다. 또 언젠가 저도 ‘낙화’와 같이 음악으로 힘을 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음악 외적인 목표가 있다면.

△책 발간과 사진전 개최다. 책의 경우 시를 낼지 소설을 낼지 고민 중인데 둘 중 하나라도 언젠가는 꼭 이뤄내고 싶다. 사진의 경우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따로 있을 정도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사진전을 열어보고 싶다.

-끝으로 앞으로의 활동 포부를 들려달라.

△운석이 떨어지면 흔적이 남는 것처럼, 3분 남짓한 노래가 끝난 뒤에도 끊임없이 잔상을 남기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또 언젠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무대를 꾸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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